산업 생활

[기자의 눈] 갈림길에 선 'K푸드' 김

김보리 생활산업부 기자




# 2017년 9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K푸드 대표 주자 김의 글로벌 푸드 육성 전략이 오갔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2024년까지 연간 수출 10억달러(약 1조1,296억원) 규모의 수출주도형 식품산업으로 키우겠다고 보고했다. 정부 주도의 김 산업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계획이 나온 첫 순간이었다.


# 2020년 1월 해수부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에 항의 의견을 전달했다. 안건은 김이었다. 일본 나고야에 본사를 둔 일본 1위 김 가공·유통기업 코아사그룹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에 8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김 가공공장을 설립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경남도는 김경수 도지사까지 나서 300명 신규 고용창출과 투자에 감사패를 전달하며 코아사의 투자를 환영했지만 국내 김 업계는 이를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내 김 업계는 일본 자본이 중국 김 시장을 선점하며 하청 공장화했던 과정과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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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사는 세계 김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일본과 중국에서 김 유통·생산 1위 업체다. 코아사가 명목상은 자유구역 내에서 김 가공공장을 운영할 뿐이라고 하지만 국내 김 업계에는 위기감이 엄습한다. 코아사가 글로벌 자본력을 무기로 수급가를 조금이라도 높이게 되면 국내 영세업체는 김 원료를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김 업계의 경우 몇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영세업체라 이들은 글로벌 1위 업체의 입김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국내 김 업계의 도미노 도산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김은 일본산 스시 김인 ‘노리’로 불리다 최근에야 한국산 김이 K푸드로 ‘김(gim)’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시장에서 김을 각인시키는 데는 정부와 민간의 수십년의 노력이 있었다. 지방 경제의 고용과 투자도 옳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김이 K푸드 대표주자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다면 보다 큰 고용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정부는 김의 10억달러 수출 달성시 약 1조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창출되고 어가들은 연 소득 3억∼4억원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계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태동하는 K푸드 김은 갈림길에 서 있다. 근시안에 빠져 단순 일본의 원료 공급국이 되지는 않을지, 소탐대실이 우려되는 순간이다.
boris@sedaily.com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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