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프랑스에 5세대(5G) 통신망 장비 사업에서 자국 기업인 화웨이를 차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특히 화웨이와 통신시장의 패권을 다투는 유럽연합(EU) 기업들이 중국에서 똑같이 차별을 당할 수 있다며 보복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주재 중국대사관은 전날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출신국가를 근거로 화웨이를 배제하는 것은 노골적인 차별이자 위장된 보호주의”라며 “프랑스는 투명한 규정을 마련하고 모든 기업을 동등하게 대우하라”고 주장했다.
이는 프랑스 최대 이동통신사인 오랑주가 지난달 31일 오는 4월로 예정된 5G통신망 관련 입찰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고 노키아·에릭슨과 사업을 진행할 방침임을 밝힌 것을 문제 삼은 말이다. 반면 4G통신망에서 화웨이 의존도가 높은 프랑스 이통사인 SFR과 브이그SA는 아직 5G 사업 파트너를 밝히지 않았다.
특히 중국대사관은 EU 회원국인 핀란드의 노키아와 스웨덴의 에릭슨 등 유럽 통신장비 업체들도 중국 시장에서 차별에 직면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대사관은 “중국은 중국 5G통신망에서 항상 노키아와 에릭슨을 동등하게 대우했고 심지어 핵심통신망 장비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면서 두 업체가 “차별과 보호주의 때문에 중국 사업에서 충격을 받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와 계열사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미국은 유럽 동맹국들에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라고 압박해왔다. 그러나 미국과 대서양 안보동맹을 이룬 영국이 5G 사업에 화웨이가 부분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