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성공창업, 상권을 보라]외식업 혁신하는 공유주방

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



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


직장인이라면 퇴사 후 여유롭게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 쯤 해봤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1년 안에 셋 중 하나가 망한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시장에 뛰어드는 신규 사업자 비율이 높고 결국 과당경쟁으로 이어져 폐업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에 따르면 2018년 43만개 외식업체 중 표본업체 400개의 1년 사이 폐업률은 31.3%에 달한다. 일반 음식점의 평균 생존기간은 3.1년으로 5년 생존율로 보면 5곳 중 4곳이 폐업한다는 통계도 있다. 특히 한국의 외식산업 폐업률은 전체산업평균보다 2배 이상 높다. 한국의 외식업 자영업자는 200만명에 달하는데 시장 크기는 정해져 있고 외식업 자영업자는 불안할 수 밖에 없다.


프랜차이즈라고 다르지 않다. 외식 프랜차이즈의 실적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18년 프랜차이즈 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외식업 가맹본부의 매출액은 12조 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000억원이 감소했다.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국내 1위 프랜차이즈 업체인 더본코리아도 실적이 급감했고 미스터피자를 보유한 MP그룹도 4년째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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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외식업 자영업자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거액의 창업비용을 들여 목 좋은 곳에 매장을 내도 높은 임대료, 고정 인건비, 과당 경쟁에 시달리다가 빚더미에 올라앉기 십상이다. 실제로 자영업자 1인당 대출액은 해마다 늘어 2019년 기준 654조 3000억원에 달했다.

외식업 자영업자들의 폐업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역량을 강화해 경쟁력을 향상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정부 차원의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대책과 별개로 최근에는 스타트업들 사이에서도 외식업을 혁신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기술력과 외식업이 결합한 배달 전문 공유주방 고스트키친이 대표적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달 수요가 많은 지역을 분석해 개별 주방을 임대하기 때문에 자영업자는 창업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한 마케팅 서비스로 배달 음식점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를 나눔으로써 자영업자들의 매출 향상을 돕는다.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섣불리 도전하고 실패하는 사례가 많은 점을 고려해 2개월 단기 임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고스트키친을 통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실제로 많다. 떡볶이 매장에서 직원으로 일하다가 적은 비용으로 창업에 성공한 젊은 사장님, 데이터 기반 마케팅 서비스로 매출이 4배 오른 쭈꾸미 사장님, 모두 배달앱 맛집랭킹에 올라 활약하고 있다. 더 많은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공유주방과 같은 외식업 스타트업들과 손잡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계속해 어엿한 외식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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