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감정 등을 조절하는 데 관여하는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고혈압, 신부전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열쇠로 떠올랐다. 국내 연구진이 소금 과잉섭취를 제어해 각종 성인병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세로토닌 신경회로의 원리를 풀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본원 손종우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미국 텍사스주립대의 첸 리우 사우스웨스턴메디컬센터 교수와 공동연구를 진행해 뇌줄기 속의 세로토닌 반응성 신경세포가 평상시에도 활성화돼 소금 섭취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세로토닌은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다. 손 교수팀은 세로토닌 반응 현상 재현시 해당 신경 세포의 활성이 억제돼 소금 섭취가 증가하는 현상도 확인했다.
앞서 미국의 연구팀 등이 인체 내에 체액량이 줄어들면 소금의 섭취를 늘리도록 유도하는 신경 회로를 제시했으나 평상시에도 소금 섭취를 억제하는 메커니즘이 존재하며 이를 활용해 소금 섭취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손 교수 연구팀이 최초로 발견했다고 KAIST는 전했다.
인간의 체액은 세포외액(혈액, 간질액 등)과 세포내액으로 구성돼 있다. 소금의 주요 성분인 나트륨 이온은 세포외액에 분포돼 삼투 현상에 의해 세포내액에 있는 수분을 끌어당긴다. 따라서 체내에 나트륨 이온량이 과도하면 혈액과 간질액의 부피가 증가해 혈압 상승, 부종 발생 등을 유발한다. 특히 체액량에 민감한 신부전 질환자 등은 소금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치명적 결과를 맞을 수 있어 소금섭취량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손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 “소금 섭취를 제어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것”이라며 “고혈압, 신부전 등 과도한 소금 섭취와 관련된 각종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소금 섭취 욕구와 세로토닌 신경회로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했으나, 어떤 상황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소개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지난 1월 2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KAIST 시스템헬스케어사업 및 석박사모험연구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