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15억 달러(한화 약 1조7,764억원) 규모의 외화채 발행에 성공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전날 아시아 시장에서 글로벌본드 발행을 공식화하고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만기구조는 3년물 변동금리물과 5년물 고정금리물로 나눴다. 발행규모는 각각 7억5,000억 달러로 BNP파리바, 씨티글로벌증권, 골드만삭스, JP모건, KDB아시아, UBS가 주관했다.
수요가 넘치면서 KDB산업은행은 발행 규모를 15억 달러로 확정했다. 3년물에는 128개 계정에서 3조 2억 달러가 넘는 투자 수요가 들어왔다. 지역별로는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이 44%로 가장 많이 참여했으며 뒤이어 미국이 29%, 아시아가 27%를 차지했다. 투자자 유형별로는 △펀드매니저·자산운용사 44% △연금·국부펀드·중앙은행 27% △은행·법인 재무부 24% △보험 5%로 나타났다.
5년물은 121개 계정에서 3조 달러가 넘는 주문을 받았다.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41%)과 아시아(35%), 미국(24%) 투자자가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연금·국부펀드·중앙은행 46% △은행·법인 재무부 20% △보험 7% 등이었다.
발행금리는 3년물 1.75%, 5년물 1.82% 수준으로 결정됐다. 각각 리보(Libor)금리에 35bp(1bp=0.01%포인트), 미국 국채 5년물에 45bp씩을 가산한 수준이다. 전날 KDB산업은행은 발행에 앞서 희망금리를 3년물의 경우 리보(Libor)금리+60bp(1bp=0.01%포인트)를, 5년물은 미국 국채 5년물 금리에 70bp를 가산한 수준에서 제시했다. 특히 5년물의 경우 산업은행이 1990년 미국 발행시장에 진출한 이후 역대 최저 가산금리로 발행한 것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발행된 한국물 가운데(정부채 제외) 최저 수준이다.
이번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하면서 KDB산업은행은 올해 첫 자금조달 포문을 성공적으로 열게 됐다. 산업은행은 지난해에도 네 차례 글로벌본드를 발행해 달러화와 유로화, 호주달러로 자금을 조달했다.
최근 아시아에서 불거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KP물 인기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책 금융기관들은 대한민국 정부와 같은 신용등급을 적용받는다”며 “최근 중국물 스프레드가 다소 상승했지만 KP물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어 투자 수요가 견고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