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그널] 한진칼 3월 주총 끝 아니다…1,000억 목표 펀딩, 장기전 준비나선 KCGI

6호 펀드로 헬레나홀딩스 설립 대규모 펀딩 돌입

한진칼 지분 최대 4% 매입 가능한 규모

자금 조달 능력 통해 대내외 투쟁 의지 보여

카카오 등 조원태 측 SI 견제도

3월 주총 결과 따라 실탄 활용 방안 정할듯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최근 1,000억원을 목표로 추가 펀딩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월 한진(002320)그룹 지주사인 한진칼(180640)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현 경영진인 조원태 회장 측과 샅바 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추가 자금을 확보해 장기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KCGI가 최근 설립한 7번째 투자목적회사 헬레나홀딩스는 신규 펀딩 작업에 돌입했다. KCGI는 현재 총 5개의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6개의 투자목적회사(그레이스·엠마·디니즈·캐롤라인·케티·베티)로 한진칼 지분 17.29%를 보유 중이다. 지난달 10일 6번째 사모펀드(KCGI 제1호의6)를 설립한 바 있다.

헬레나홀딩스가 자금을 총동원하면 10일 한진칼 종가(4만250원) 기준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총 248만3,916주(약 4.19%)를 살 수 있다. 6개의 투자회사 중 그레이스홀딩스(12.45%)보다는 적고 엠마홀딩스(2.42%)보다 많은 양이다. 한진칼 주가가 3만원대에 진입한 만큼 매입 가능한 주식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전체 펀드 자금을 한 번에 쏟아 붓지 않는다고 해도 2% 이상은 거뜬히 살 수 있을 전망이다. 아직 매집에 나선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KCGI가 신규 펀딩을 완료한 것은 대내외 적으로 세를 과시하는 한편 한진그룹과의 장기전을 준비하기 위함이란 분석이다. 현재 3월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 연장을 막고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장외 전쟁이 한창이다. KCGI는 조현아 전 부사장, 반도건설과 연대(32%)해 조원태 회장 측(33.4%)과 엇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다양한 주주 제안을 주총 안건으로 올려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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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양쪽 다 압도적 지분율을 확보하지 못해 일부 기관과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전망이다. 만약 이번 주총에서 KCGI가 패배하더라도 추가 펀딩 자금으로 계속해서 지분을 취득, 한진그룹에 대한 공세는 이어갈 수 있다.

최근 대한항공과 협력관계인 카카오가 한진칼 지분을 지난해 말 1% 취득하고 올해 초 추가로 1% 취득하는 등 새로운 세력들이 등장하는 것 역시 KCGI가 추가 실탄을 확보한 이유로 풀이된다. 쩐의 전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취지다.

한 투자 업계 관계자는 “KCGI가 펀드인 만큼 자금 조달이 잘 되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는 한편 장기 투자 의지를 보이는 모습”이라며 “주총 결과에 따라 추가 한진칼이나 다른 계열사 지분 매입 등 본격적인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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