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코로나대응 급한데 유튜브 구독자 늘리라니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정부부처에 공문을 보내 유튜브 구독자 확보를 독려했다는 소식이다. 부처마다 유튜브 구독자 1만명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도 모자라 정부 업무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특히 시청시간을 늘려야 한다며 킬러콘텐츠 제작까지 주문하는 바람에 부처마다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에도 국정홍보 광고를 만들겠다며 각 부처에 제작비 부담을 요청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최근에는 정부 홍보책자 수십만부를 만들어 열차와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 등에 배포하기도 했다. 내용을 살펴봐도 청와대 주장대로 정부의 일자리·분배정책이 효과를 거뒀고 모든 국민이 살기 좋아졌다는 자화자찬 일색이다. 정부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 국민이 얼마나 있겠는가. 문체부는 통상적인 홍보활동의 일환이라고 해명하지만 4·15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느닷없이 범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치니 배경이 의심스럽다는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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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지금이 세금을 퍼부어가며 한가롭게 정책 홍보에나 열을 올릴 때가 아니라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국민의 불안과 혼란이 커지고 일상적 경제활동마저 위축될 만큼 국가적 재난상황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방역 시스템이 곳곳에서 뚫리는데다 시민들은 마스크조차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국민과의 소통에 총력 대응해도 인력과 시간이 모자랄 판에 유튜브 제작에 매달려야 하느냐는 반발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다 높은 점수를 받으려고 대행업체까지 동원한다니 본질과 무관한 홍보에 혈세가 낭비된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정부가 지금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뜬금없는 정책홍보 타령이 아니라 우한 폐렴과 관련해 국민과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함으로써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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