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업계 1위 이지스자산운용이 민간 임대 아파트를 기초 자산으로 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을 추진한다. 민간 임대 아파트가 리츠로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부동산 금융업계와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이지스는 7일 국토교통부에 ‘이지스레지던스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영업인가를 신청했다. 인천 부평에 위치한 ‘더샵’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수익증권을 기반으로 설립될 예정이다. 신청 결과는 한달 반 정도 뒤에 나올 전망이다.
부평 더샵은 부평구 십정동 216번지 일대 십정 2구역을 재개발한 아파트다. 일반분양과 기업형 임대주택, 영구·공공임대 등을 포함해 총 5,678가구인데 이중 기업형 임대 3,578가구를 기초 자산으로 리츠를 구성해 상장한다. 인천도시공사가 시행, 포스코건설이 시공 중이며 2018년 11월부터 공사에 돌입해 2022년 3월 입주할 예정이다.
이지스는 이번 상품을 임대차 계약 8년에 연 5%대 배당 수익률을 제공하는 형태로 기획했다.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1,000억원을 자산 매입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지스는 지하철 1호선 수도권 역세권 아파트란 점에서 공실 우려가 적고 임대차 계약 종료 시 아파트 가격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도 기대돼 흥행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다만 임대주택에 수요가 생각만큼 많지 않아 공실이 생기거나 임대료를 수익률이 보장되는 수준 이하로 낮춰야 하는 경우, 또는 임대료가 연체되는 경우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이지스가 추진하는 리츠가 민간 기업형임대주택 ‘뉴스테이’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사업 승인에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지스 측은 향후 주거용 리츠를 계속 확대해간다는 방침이다. 부평 더샵의 계약 기간인 8년 임대계약이 종료되기 전 추가로 다른 임대아파트의 실물자산이나 수익증권을 매입하는 식이다. 추가로 자산을 유입하면 리츠의 평가 가치도 끌어 올릴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임대 시장이 월세로 빠르게 전환되는 상황에서 수요가 많은 새 아파트를 기초 자산으로 해 리츠를 통한 주식 거래도 활발할 전망”이라며 “이지스의 성공 여부에 따라 다른 운용사들의 투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