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의 지지자들이 금태섭 의원 제명을 요구하고 나선 것과 관련, “금태섭 의원이 유일하게 뇌를 가졌는데 그를 내치면 총선이 재미있어 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앞으로 저 사람들 때문에 아주 피곤할 것”이라면서 “저 사람들 이용해 먹을 때는 짭짤했지 않나? 이제 그 대가를 치를 차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이 사건은 민주당이 처한 문제를 정확히 보여준다”고 지적한 뒤 “당 지도부는 선거 치르느라 오래전에 현실로 돌아왔는데 지지자들은 아직도 그들이 프로그래밍한 허구 속에 살고 있는 것이고 그 매트릭스 안에서 조국은 결백하고 검찰은 사탄이고 금태섭은 사탄의 친구인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조국 이슈, 선거에 전혀 도움 안 된다”면서 “이미 당은 허구에서 벗어나 현실의 선거로 달리는데 출구전략이 필요한 시점에 정봉주가 주책없이 이 부정적 상태를 연장하여 공천받을 기회로 활용하려 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의원들이 친문실세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거수기로 전락한 민주당 내에서 금태섭이 유일하게 뇌를 가진 의원인데 그를 내치면 총선이 재미있어질 것이다. 그 상징적인 의미가 매우 크다”면서 “바로 그 순간 민주당은 유권자들 눈엔 좀비집단, 혹은 이견을 일절 허용하지 않는 전체주의 정당으로 비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또한 진 전 교수는 “그의 정치생명은, 나꼼수 멤버들과 짜고 알리바이 조작하여 국민들 앞에서 거짓말하는 순간에 이미 끝난 것이다. 그걸 본인이 인정을 못 하는 것”이라면서 “그때 내 충고대로 솔직히 고백하고 반성하고 사과를 했으면 모를까. 그러니까 내 말 들으라니까”고도 적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4·15 총선 예비후보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 전 의원은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당의 이같은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 전 의원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납득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규정은 없지만 (당이) ‘국민적 눈높이와 기대’라는 정무적 판단 아래 ‘감정 처벌’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통하고 서러워서 피를 토하며 울부짖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전 의원은 “2년 전 이른바 미투라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저의 민주당 복당이 막히고 서울시장 출마도 불허되는 ‘정치적 처벌’을 받았다”고 되돌아본 뒤 “이후 약 2년 가까이 혹독한 재판을 거쳤고 완전하게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 전 의원은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눈물을 삼켜야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주어진 분야에서 다시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원 동지 여러분, 저의 슬픔을 뒤로 하고, 이제는 총선 승리를 위해 온 힘을 다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보인 정 전 의원은 “상급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저를 모함하거나 음해하는 세력이 더 이상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원의 지지자들은 금 의원 제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