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 "교도소 인권침해" 인권위 제소

인권위 진정 받아들여 "인권침해 해당한다"

20년째 독방생활에 CCTV 감시 과도 지적

신창원(53). /연합뉴스신창원(53). /연합뉴스



1990년대 탈옥 후 장기간 수사망을 피해 다니며 ‘희대의 탈옥수’라 불렸던 무기수 신창원(53)씨가 교도소의 감시가 지나치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던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인권위는 조사 결과 신씨가 받는 처우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날 인권위는 장기간 교도소에서 모범수로 살아온 신씨를 독방에 수감하고 폐쇄회로(CC)TV로 감시한 것은 헌법이 보장한 사생활 비밀과 자유를 크게 침해한 행위로 판단하고 신씨가 수감된 광주지방교정청 산하 교도소와 법무부 장관에게 개선을 권고했다.


신씨는 “독거실에 설치된 CCTV로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모습까지 노출되고 있다”며 “독거 수용과 CCTV 감시가 20년 넘도록 지속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진정을 지난해 5월 냈다. 또 신씨는 “1997년 교도소 수용 중 탈주한 사실이 있고, 2011년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자살을 시도한 사실이 있으나 현재까지 교도소 내 징벌 없이 생활하고 있다”며 부당성을 강조했다. 신씨는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1997년 교도소를 탈옥해 2년 6개월 뒤 검거됐다. 이후 20여년간 독방에 수감돼 CCTV를 통한 ‘특별 계호’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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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교도소 측은 “과거 진정인 전력을 고려해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특별 계호’하고 있다”며 “장기수형생활로 인한 정서적 불안으로 신씨가 언제든 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해하는 행위를 할 수 있고 다시 도주할 우려가 있어 필요한 범위에서 전자장비를 이용해 계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 결과 신씨가 언급한 1997년 탈옥과 2011년 자살시도 외에 실제로 신씨는 교정사고 없이 수용생활을 하고 있고, 3년마다 실시되는 교정심리 검사결과 각 척도별 점수가 법무부에서 제시하는 기준 이하의 점수로 일반 수형자와 유사한 수준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계호상 독거수용’과 ‘전자영상장비를 이용한 계호’는 교정사고를 예방하고 교도소 내의 안전과 질서를 확보하기 위한 교도소 재량사항에 해당하는 것은 맞지만, 그 지속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신씨의 인성검사 결과 및 수용생활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거나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 하려는 노력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기존 유사사건에서도 인권위는 인성검사특이자로 지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전자영상계호를 지속하는 관행을 개선하고 진정인에 대하여는 전자영상계호 지속여부를 다시 심사할 것을 권고한 바 있으나, 계속하여 유사 진정이 제기되었기에 교도소 재량적 범위를 넘어 법무부 차원의 합리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손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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