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터리] 이제는 이민정책이 필요하다

박철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지 17년 만인 2017년에 고령사회로 들어섰고, 2025년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이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들어서는 데 걸린 24년의 기록을 우리나라가 갱신해 이 부문에서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에 가속도가 붙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2012년 이후 출산율의 절벽을 맞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2018년 0.977을 기록하여 주요국 가운데 1.0의 출산율을 깬 최초의 나라가 됐다. 당연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치이고 출산율 1.0에 미달하는 유일한 국가이다. 2019년의 출산율은 0.88 정도로 추산되고 향후 예상치는 더 암울하다. 이대로 가면 국가소멸의 위기가 온다는 위기감을 갖게 된다.


출산율 감소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다. 우리의 출산율 감소를 낮은 경제성장률, 취업난, 높은 주택가격 등 경제적 요인에서 찾는 견해가 있지만 서울의 출산율이 0.69이고, 경제성장률이 높고 취업난이 적은 중국의 출산율이 1.05로 낮은 점을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2018년 통계를 기준으로 중국이 1.05, 대만이 1.06, 홍콩이 1.07, 싱가포르가 1.14고,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은 일본도 1.42다. 입시경쟁, 높은 교육비 등 양육비용을 주된 출산율 감소 원인으로 드는 견해는 조금 더 설득력이 있지만, 입시경쟁과 교육비가 우리보다 더 심한 일본의 경우보다 우리가 더 심각한 감소를 겪는 원인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문제를 심화시키는 우리만의 원인이 더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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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동수당과 양육수당 등에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기대하는 정책효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 초고령사회에서 겪게 될 국가 경제의 파탄은 미래의 일이라고 하더라도 농촌과 소도시의 공동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문제다. 이제 애써 외면하고 있던 덮개를 걷어치우고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여야 할 때가 됐다. 바로 이민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민 정책에는 분명히 새로운 사회적 문제와 갈등이 따라올 것이다. 향후 20년 필요한 이민자의 수는 적게 잡아도 100만 명을 넘을 것이므로 사회적 문제와 갈등이 두려울 수 있지만 다른 국가의 예를 보면 이는 극복하지 못할 문제는 아니다. 농업이민부터 시작하고 우리 토양과 기후에 맞는 농업교육을 이수하고 일정 기간 농업에 종사한 후 영주권을 주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민정책의 첫발은 이민국 또는 이민청을 신설하는 것일 터인데 이민정책의 연구와 수립 과정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이민청의 설립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이민국이 없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이다.

정치문제나 정책문제에 대해서는 공개적인 의견을 내지 않으며 살아왔지만 시급한 문제임에도 논의가 거의 없는 것이 안타까워 전문적인 지식과 식견 없는 문제에 주제넘은 의견을 남겨 본다.

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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