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은퇴와 투자]장롱 속에서 잠자는 (구)개인연금을 깨워라!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

소득공제+비과세 상품...납입 연장·연금 개시 미루면 혜택도 계속

1994~2000년까지 판매된 금융상품...새로 가입할수는 없어

가입10년·55세 넘으면 연금 수령...중도해지땐 소득세 부과

서비스·수익률 불만 있을땐 적립금 다른 금융사로 이체 가능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






“해지할까요, 아니면 연금으로 받아야 하나요?” 정년을 앞둔 김씨가 가방에서 통장을 꺼내며 물었다. 가입한지 20년도 더 된 개인연금저축 통장이었다.

김씨는 20년 전 회사에서 저축금액 중 일부를 지원해주겠고 해서 연금저축에 가입했다. 회사 지원이 중단된 지는 오래됐지만 저축 금액을 소득공제 받을 수 있어 유지해왔다. 그는 “매년 소득공제 한도는 채우자는 생각으로 20년 넘게 저축했더니, 어느새 원금만 5,000만원 넘게 쌓였다”며 “적립금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구)개인연금저축, 어떤 혜택이 있나?

최근 40~50대와 상담하다 보면, 김씨처럼 오래된 개인연금저축에 대해 묻는 사람이 많다. 저축금액에 공제혜택을 주는 개인연금저축 상품은 가입시기에 따라 크게 둘로 나뉜다. 1994년 6월부터 2000년 12월까지 판매된 것을 (구)개인연금저축이라고 하고, 2001년에 새로이 출시된 것을 연금저축이라고 부른다. 김씨가 가입한 것은 (구)개인연금저축이다.

(구)개인연금저축은 이미 판매가 중단됐기에 새로 가입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가입한 사람은 계속 저축하며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다. 가입자는 매 분기마다 300만원까지 저축할 수 있고, 매년 저축한 금액의 40%를 소득공제 받는다. 소득공제 한도는 연간 72만원이다. 소득공제한도를 채우려면 매년 180만원(월15만원)씩 저축하면 된다.

2001년 이후 등장한 연금저축도 처음에는 소득공제 혜택을 주다가, 2014년부터 공제 방식을 세액공제로 바꿨다. (구)개인연금저축과 달리 저축금액의 100%를 공제해 주는데, 공제한도는 연간 400만원이다. 세액공제율은 13.2%(총급여가 5,500만원, 종합소득 4000만원 이하는 16.5%)이다.

중도해지하면 불이익은 없나?


(구)개인연금저축 가입자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 대신 적립금을 연금으로 수령해야 한다. 연금은가입자가 55세 이상이고, 가입기간이 10년 이상되면 받을 수 있다. 연금은 최소 5년 이상 수령해야 한다. 이 같은 조건을 모두 갖추면 연금을 수령할 때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저축할 때 소득공제 혜택을 주고 인출할 때 비과세혜택을 주는 금융상품은 (구)개인연금저축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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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연금수령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불이익이 따른다. 납입기간이 끝나기 전에 중도해지 할 수도 있고, 납입기간이 끝났더라도 55세 이전에 자금을 인출할 수도 있고, 연금개시한지 5년이 안돼 해지 할 수 있다. 이때는 (구)개인연금저축에서 발생한 소득을 이자소득으로 보고 소득세(15.4%)를 부과한다. 이게 다가 아니다. 중도해지 한 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면 세부담이 커진다. 우리나라는 한 해 이자와 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초과 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 한다.

그대로 목돈이 필요해 중도해지를 할 수 밖에 없다면,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살펴야 한다. 먼저 가입자가 사망하거나 해외로 이주하는 경우에는 중도해지 하더라도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이 밖에 가입자가 퇴직하거나, 사업장을 폐업하거나, 3개월 이상 입원이나 요양이 필요해 중도해지 한 경우에도 이자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후자는 해당 사유가 발생하고 6개월 이내에 해지해야 한다.

다른 금융회사로 적립금을 옮길 수 있을까?

납입기간이 끝나고 연금수령 조건을 갖췄다고 무조건 연금을 개시할 필요는 없다. 필요하면 납입기간을 연장해 소득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추가로 저축을 하지 않더라도 연금개시 시기를 뒤로 미루면, 적립금을 비과세로 운용할 수 있다.

서비스나 수익률에 불만이 있다면, 적립금을 다른 금융회사로 이체할 수 있다. 과거에는 계좌이체를 하려면 기존 금융회사와 신규 금융회사 모두 방문해야 했지만, 지금은 신규 회사 한 곳만 방문하면 된다. (구)개인연금저축은 신규 금융회사의 (구)개인연금저축으로만 이전할 수 있다.

계좌이체를 할 때는 현재 가입하고 있는 상품과 새로이 가입할 상품의 특징을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 (구)개인연금저축은 판매회사에 따라 크게 보험, 신탁, 펀드가 있다. 최근에는 시중금리가 떨어지면서 보험이나 신탁상품을 펀드로 이체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계좌이체를 해서는 안된다. 특히 보험 가입자는 금리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1994년부터 2000년까지 판매된 보험은 최저 4%이상 금리를 보증해 주는 것이 많고, 7%대 확정금리를 주는 상품도 있다.

증권사로 계좌이체를 하는 경우에는 해당 증권사가 제공하는 상품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연금저축 가입자는 동시에 여러 펀드를 선택해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지만, (구)개인연금저축 가입자는 하나의 펀드에만 투자할 수 있다. 따라서 변동성을 줄이려면 특정 지역이나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보다는 다양한 지역과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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