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영화

[인터뷰] 김남길, 유연하게 대처하는 배우

영화 ‘클로젯’서 퇴마사役

김남길은 유연하게 대처하는 배우다. 어떤 캐릭터를 맡아도 편안하게 잘 녹아들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영화 ‘클로젯’을 통해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은 미스터리 영화로 돌아왔다. 기존의 종교적 색채를 걷어내고 새롭게 고군분투하는 퇴마사 경훈 역을 완성했다. 김남길은 극 중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의문의 남자 경훈으로 분해 하정우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작품 속에서 유쾌함과 진지함을 넘나들면서 밸런스를 조절했다.


김광빈 감독의 첫 장편 영화 ‘클로젯’. 비틀어진 현대 가족을 향한 메시지까지 잡은 새로운 공포 영화의 탄생이다. 아이를 구하기 위한 두 남자의 고군분투부터 벽장 너머 본 적 없는 새로운 세계까지 장르적 볼거리를 끌어올렸다.




김남길은 조력자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했다. 그가 생각하는 캐릭터 연기는 다른 캐릭터의 전체적인 톤에서 어긋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 캐릭터가 전체적인 이야기 선에서 방해되지 않게 다가가고자 했다” 면서“인물에 대한 임팩트를 생각하면 다른 캐릭터가 무너지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경훈의 모습을 웃기다 생각하지 않았다. 무당, 퇴마사 등의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각자의 성향이 있어서 과하지 않은 선에서 업 앤 다운을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단순하게 한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그냥 편안하게 잘 녹아들고, 튀지 않게 연기를 하고 싶었다. 작품 속 롤에 따라서, 하고자 하는 그만큼의 적당함을 잘 찾아가고자 했다.”

영화 ‘무뢰한’(2014),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 ‘살인자의 기억법’(2016), ‘열혈사제’(2019) 등 스크린과 TV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배우 김남길. 지난 해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 수상과 함께 국무총리표창, 한국방송대상 ‘연기자상’ 등 총 8관왕을 수상하며 명실공히 대세 배우로 떠올랐다. 현재는 정우성의 감독 데뷔작 ‘보호자’ 출연에도 매진 중이다.


김남길은 현재 대중의 주목에 만족하거나 ‘대세 배우’란 분위기에 취하지 않았다. 그는 “늘 슬럼프라고 생각한다”면서 “매 작품마다 한계에 부딪친다”고 말했다. 그걸 꾸역 꾸역 해낼 수 있는 건 스스로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주위에 좋은 동료 배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럴때마다 하정우, 정우성, 정재영. 배성우, 설경구 형등이 용기를 복돋아 준다고 했다. 스스로 “복이 많은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어릴 때는 출연 드라마 시청률이 50%를 넘고, 영화는 천만이 되고, 한국 배우 최초로 할리우드에서 남우주연상 받는 게 목표를 품었다. 한때는 양조위나 장첸 처럼 한 배우를 대표하고 싶은 꿈도 있었다.

현재 김남길의 배우로서의 꿈은 ‘지금처럼 꾸준히 작품을 하는 것’이다. 뚜렷한 어느 목표 지점을 잡아놓고 하는 것 보단 꾸준히 충실하게 하다보면, 어느 순간 그 곳에 가 있겠지란 막연한 생각이 든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가 있는 아버지 역할을 자연스럽게 맡고 싶다는 꿈도 생겼다.

“언제까지 ‘나쁜 남자’ 역할만 할 수 없고, 푼수데기 역만 할 수 없지 않겠나. 조금 더 편안하게 나이들면서 생활감 있는 연기를 하려면 5년 안에는 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엔 그런 포커싱에 대한 고민들을 하고 있다.”





김남길이 싫어하는 것 3가지는 유난스러운 것, 말 많은 사람, 시끄러운 것 이다. 사실 그와의 인터뷰는 위트 있는 대화가 가득한 편이다. 이에 ‘본인이 말이 많은 것 아닐까’ 생각이 들법하자, ‘제가 말 많을 땐 괜찮아요.’라고 선방을 날린다.

“모든 게 상대적이긴 하는데, 유난스럽게 뭔가 있어보이려고 하고, 허세 떨려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제 스스로가 주목 받는 걸 안 좋아해서 그러나보다. 그래서 힘들다. 연기 하는 건 좋은데, 가끔 다른 걸 잘 해내야 할 때가 있다. 작품 홍보든 행사든 대중 앞에 섰을 때 말이다. 우스갯소리로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다고 말한다. 그럴 땐 주변 배우들에게 용기를 얻어서 (그런 부담을)극복하기도 하고 그런다.”

김남길은 ‘클로젯’이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장르 영화가 될 것이다고 귀띔했다. “ ‘클로젯’은 정통 공포물이 아닌 퓨전 오컬트 휴먼 무비이다. 접근성이 좋다. 영화는 뭔가에 대한 메시지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1만 2천 원 내고 문화생활 할 수 있는 편안함. 누구나 공감 할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게 중요한데, 클로젯은 그런 의미에서 부합한다고 본다.”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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