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中 코로나19 실태 알린 시민기자 또 실종...천추스에 이어 두 번째

NYT "코로나19 실태 알리던 시민기자 팡빈, 갑자기 사라져"

저명 비디오 블로거 천추스에 이어 또 다시 사라진 시민기자

한 인권단체는 中전역에서 350명 이상 비슷한 죄목으로 처벌 받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실태를 알리고 있던 시민기자들이 하나 둘 씩 사라지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일부터 연락이 두절된 저명 비디오 블로거 천추스에 이어 지역 의류판매업자인 팡빈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15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각종 콘텐츠의 검열을 강화한 상태에서 천추스에 이어 또 한 명의 시민기자의 거취가 불분명해지자 당국의 소행이 아니냐는 의심이 짙어지고 있다.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 현장을 보도해 이미 시민기자로 명성이 높았던 천추스와 달리 팡빈은 단순한 의류업자의 삶을 살았다. 우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그의 유튜브 계정은 대부분 중국 전통의상에 관한 영상으로 채워졌다. 하지만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퍼져나가면서 팡빈은 우한의 한 병원 밖에 주차된 베이지색 승합차의 살짝 열린 문틈으로 시신을 담은 포대가 8개 놓인 것을 포착한 40분짜리 영상으로 시민기자로 유명세를 타게 됐다. 그는 당시 영상에서 “너무나 많은 사람이 죽었다”며 괴로워했다. 신문은 그의 영상은 자막을 넣는 등 잘 편집한 천추스의 비디오에 비해 매끄럽진 않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저항적으로 바뀌는 모습은 천추스와 비슷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일 영상에서 팡빈은 당국이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를 압수하고 시신 포대 영상을 찍은 경위를 심문했다고 했다. 4일에는 자신에게 질문을 하겠다며 찾아와 집 밖에 서 있던 사람들을 촬영했는데, 그가 요구에 응하지 않자 그들은 그의 집문을 부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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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3일 “신종코로나는 정치·사회적 안정과 직결된 문제”라며 “간부들은 온라인 매체를 철저히 통제하고 여론을 이끌어 신종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인권단체인 ‘중국인권수호자’(CHRD)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350명 이상이 코로나19와 관련해 “헛소문을 퍼뜨린 죄”로 처벌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중국 관영매체들은 시 주석의 지도력을 강조하고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애국심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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