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지역구 후보로 4·15총선에 나서는 태영호 전 북한 공사가 가명인 ‘태구민’으로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자는 ‘구원할 구’에 ‘백성 민’으로 북한의 형제자매를 구원해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명 사용은) 지난 몇 년간 신변 안전에 큰 도움이 됐다”며 “하지만 선거법에 의해 주민등록상의 이름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2016년 12월 주민등록을 취득할 당시 북한의 추적을 피하고자 가명과 실제와는 다른 생년월일을 썼다. 이후 총선 출마에 따라 원래 이름과 생년월일을 되찾기 위해 개명 신청을 했다. 그러나 개명에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 가명으로 선거에 나서게 됐다고 태 전 공사는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안팎의 북한 주민들이 저의 활동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며 “저를 통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의 평화는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조심히 유지하는 ‘정의롭지 못한 평화’ 상태”라며 현 정부 대북 정책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태 전 공사는 “우리가 북한에 선의를 보이고 정성을 다하면 핵도 포기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 문제”라며 “이런 방식으로는 결단코 비핵화를 이룰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위협을 더욱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핵화에서 아무런 진전도 없는데 개성 공단을 재개하자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며 “우리가 주동적으로 지켜나가는 ‘정의로운 평화’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