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아버지로부터 왕실의 피를 이어받은 남성 왕족만 일왕이 될 수 있는 현재 왕실 제도를 유지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밝혔다.
16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여성 일왕은 물론이고 어머니로부터 왕실의 피를 이어받은 왕족이 일왕이 되는 모계(母系) 계승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사실을 알렸다.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동생인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후미히토(文仁)가 일왕 계승 1순위(고시·皇嗣)임을 공표하는 4월 하순 이후 이런 방침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현재 일본 왕실 전범은 아버지가 일왕의 피를 이어받은 남성만 일왕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요리우리는 일본 정부 관계자가 여성·모계 일왕을 인정하면 일왕 계승 1순위가 바뀔 수 있어 왕실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면서 현행 왕실 전범을 유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전했다.
일본 내에선 여성 또는 모계 일왕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보수 성향의 집권 자민당은 허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의 여성 왕위는 메이지(明治) 시대인 1889년 이뤄진 적이 있다. 최초의 여성 일왕은 592년부터 35년 동안 일본을 지배한 스이코(推古)로, 일본 최초로 율령을 반포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강력한 여성 일왕이었던 코켄(孝謙)은 749~758년과 764~770년 두 번에 걸쳐 일본을 지배했으며, 불교 전파에 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