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주민 배려에 감사" 우한 교민들 격리 마치고 일상으로

1·2차 격리자 700명 전원 퇴소

하루 세번 도시락 가장 기억남아

처음 불평했던 일 한심하게 느껴

정부 빠른 상황대처에 최선 다해

검역·관리 끝까지 만전 기해주길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2차 전세기로 귀국해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14일간 격리생활을 마친 교민들이 16일 오전 아산 시민들의 환송을 받으며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아산=오승현기자‘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2차 전세기로 귀국해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14일간 격리생활을 마친 교민들이 16일 오전 아산 시민들의 환송을 받으며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아산=오승현기자



“환송해주는 아산 주민들의 마음이 전해져서일까요. 버스에서 맞은 햇살이 너무나 따뜻했습니다. 처음 입소할 땐 언제 격리생활이 끝날까 싶었지만 돌아보면 시간이 빨리 흘렀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달 31일 정부 전세기편으로 귀국해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2주 간 격리생활을 한 뒤 15일 퇴소한 20대 남성 A씨는 16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힘든 점이 없도록 배려해준 주민들과 직원들에게 정말로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2주 간의 격리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에 대해 A씨는 도시락을 꼽았다. 그는 “초반에 정부가 서둘러 마련해준 식사가 빈약해 가뜩이나 낯설었던 격리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푸짐해지면서 ‘밥심’이 생겼다”며 “사실 우한에서 먹었던 식사보다 훨씬 나은 수준이었는데 처음에 불평을 가졌던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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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생활시설에 수용된 한 남성 교민이 “찬밥이 싫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을 올려 논란이 됐던 것도 도시락 때문이었다. A씨는 “하루 세끼를 도시락으로 해결해야 하는 나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고 사람들의 반응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도시락은 단순히 끼니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15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퇴소한 우한 교민들이 탈 버스 앞에 교민들이 정부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문구가 붙어있다./독자제공15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퇴소한 우한 교민들이 탈 버스 앞에 교민들이 정부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문구가 붙어있다./독자제공


A씨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부가 철저히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정부가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임기응변으로 최선을 다한 게 사실이고, 3차 전세기까지 띄워 귀국을 원하는 교민들을 끝까지 챙긴 것은 칭찬받을만하다”면서도 “앞으로 대거 입국할 중국인 유학생을 통해 자칫 지역사회 전파가 확산돼 격리자 규모가 훨씬 큰 상황이 온다면 지금 방식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검역과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격리됐던 700여명의 우한 교민들은 15일과 16일 양일에 걸쳐 전원 퇴소했다. 교민들은 코로나19 잠복기인 14일 동안 격리 생활을 했고, 최종 검체 검사를 한 결과 모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본인 동의를 받아 퇴소한 교민에게 두 세 차례 전화 연락을 해 추가 안내 사항을 전달하고 생활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손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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