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중국發 쇼크에 전방위 타격…코로나19 장기화땐 'L자' 침체

■무디스, 韓성장률 1.9%로 하향

내수부터 수출까지 겹겹이 위축

올 성장률 2.4% 달성 쉽지않을듯

1815A06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



무디스가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1.9%로 0.2%포인트 낮춘 것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실물경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광·소비 등의 내수 둔화뿐 아니라 생산·수출 위축까지 전방위적인 영향으로 올해 정부가 목표로 하는 2.4% 달성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과거 감염병은 발발 후 경제에 일시적인 충격을 준 뒤 빠르게 ‘V’자 형태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에 정부는 기대하고 있으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L자형이 불가피할뿐더러 성장률 2% 사수조차 힘겨울 수 밖에 없게 됐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일일 속보지표 점검 결과 중국인 등 방한 관광객이 줄면서 서비스업 생산·매출 감소가 뚜렷하고, 외부활동 자제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음식·숙박업과 백화점, 대형마트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중 밸류체인 차질로 주요 업종 생산과 수출에도 타격을 줬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일정 부분 실물경제로의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무디스가 성장률을 낮춘 배경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무디스는 코로나19가 중국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생산과 관광 산업에 악영향을 준다며 한국과 중국, 일본, 호주의 성장률만 조정했고 미국(1.7%)과 유로존(1.2%)은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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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관들은 이미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 등의 여파로 세계성장률 전망을 낮춰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는 악재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을 3.3%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IMF 역시 현재로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일시적인 충격”으로 진단하고 있지만 V자형 외에 L자형 회복 가능성에 대한 분석도 점차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반도체 업황 회복 전망에다 지난해 말 산업활동 지표를 근거로 경기 개선흐름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하방리스크로 부각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고려하면 수출 채널로만 중국으로부터 오는 충격이 과거 사스 때의 5배 이상”이라며 이번에도 회복은 되겠지만 단기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의 경우 연간 600여만명의 관광객이 한국을 찾고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25%로 한국 경제의 의존도가 높은 만큼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4.3%에서 지난해 16.3%로 4배 가까이 커졌다. 일반적으로 감염병 확산에 따른 경제적 파급이 소비, 관광 등 주로 내수에 미쳤었다면 이번에는 수출입까지 겹겹이 위축 받는 것이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코로나19로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고 어느 정도의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세계 경제활동 위축 정도가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보다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 사정을 보면 코로나19 확산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분위기”라며 “국내에서 전파가 안되면 내수는 괜찮아 질 수 있는데 우리 수출과 중간재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은 계속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황정원·한재영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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