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9%로 하향 수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 여파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 및 주변 국가들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낮췄다. 한국의 경우 기존 2.1%였던 전망치를 1.9%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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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무디스는 ‘세계 거시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해 11월 발표한 수치(2.1%)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으며 중국에 대해서는 당초 5.8%에서 5.2%로 크게 낮췄다. 일본은 0.1%포인트 낮춘 0.3%로 내다봤으며 주요20개국(G20)에 대해서는 2.4%로 0.2%포인트 떨어뜨렸다.
무디스는 “코로나19 확산이 중국 내 경제활동에 충격을 불러오고, 다른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생산과 관광산업까지 일시적으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확산이 교통·소매·관광·엔터테인먼트 등에 대한 소비지출을 줄여 중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중국 외부의 공급망을 붕괴시킨다는 것이 무디스 분석의 요지다.
다만 이번 전망은 코로나19가 1·4분기에 영향을 미치고 2·4분기에는 정상적 경제활동이 가능해진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일종의 ‘V자형’ 회복 루트인 셈이다. 만약 2·4분기에도 코로나19가 지속되는 하방 시나리오대로라면 G20의 성장률은 2.1%, 중국의 성장률은 4.0%까지 떨어지는 충격적인 상황을 맞을 것으로 무디스는 예측했다.
앞서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1.5%로 대폭 수정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2.2%에서 2.0%로, JP모건은 2.3%에서 2.2%로 낮췄다. 이 같은 외부 싱크탱크의 경고에도 아직 우리 정부를 비롯한 주요 기관들은 코로나19 파급에 따른 성장률 조정을 하지 않고 지난해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2.4%로 가장 높고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3%, 국제통화기금(IMF)은 2.2%로 보고 있다./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