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승선한 한국인 중 한국행을 희망하는 자의 국내 이송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17일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 등과의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한국인 탑승객이 국내에 오실 수 있다”며 ”우한 교민 이송의 예와 마찬가지로 14일 정도의 보호관찰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2월 19일 이전이라도 일본 당국의 조사결과 음성으로 확인된 우리 국민 승객 중 귀국 희망자가 있다면 국내 이송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9일 이전이라고 밝힌 이유는 일본 정부가 탑승자 전원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하고, 19일부터 순차적으로 음성 판정을 받은 탑승객을 하선시킨다는 계획이라 19일까지 감염되지 않으면 배에서 내려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는 이날까지 승객, 승무원 등 35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크루즈선에 탑승한 한국인은 승객 9명, 승무원 5명 총 14명이며 감염되지 않았다.
당초 외교부는 한국인 14명 중 국내 연고자가 3명에 불과하고 일본에는 우한과 달리 의료체계와 한국행 교통수단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국내 이송을 추진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내 감염자가 계속 증가하고 미국에 이어 캐나다, 홍콩, 대만도 크루즈선의 자국민 철수를 위해 전세기를 보내기로 하면서 정부도 이송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미 주요코하마 총영사관을 통해 몇 명의 한국행 의사를 확인했지만, 다시 최종 의사를 확인하고 일본 정부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브리핑에서 “한 분이라도 국가의 보호를 필요로하는 분이 있다면, 그러한 보호를 제공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이송 결정 이유를 밝혔다. 조 차관은 “귀국의사를 밝힌 분들이 몇 분 있는 것은 사실이나 보다 정확한 의사를 확인차 계속 연락을 취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세기를 이용하기에는 크루즈선에 탑승한 한국인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공군 2호기’나 C-130 수송기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일본 정부가 군용기 투입에 부담을 느낄 가능성도 있어 정기적으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민간 여객기에 격리된 공간을 마련하는 방법 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