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과 CNN방송 등 외신 매체들이 입수해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이 자료에는 위구르 망명자 커뮤니티 등을 통해 유출된 이 자료에는 해외에 친척이 있는 수용자 311명과 이들의 친인척, 친구, 이웃 등 2,000여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담겨 있다. 수용자 본인은 물론 가족의 직업과 종교활동, 신뢰성, 당국과의 협조 수준 등이 낱낱이 기록됐다. 또한 이 자료를 바탕으로 수용자의 출소 여부가 결정됐던 것으로 나타나 중국 정부의 위구르 탄압 실태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눈에 띄는 것은 수용자 주변에 대한 평가다. 수용자 가정은 ‘믿을 만 하다’ 또는 ‘믿을만하지 못하다’로, 수용자의 행동은 ‘평범’ 또는 ‘좋다’ 등으로 분류해놓는가 하면, 가족의 종교적 분위기는 ‘가볍다’ 또는 ‘무겁다’로 나눴다. 또한 친척 중 몇 명이나 감옥에 있거나 소위 ‘훈련센터’로 보내졌는지도 표시해놨다. 관리들은 이렇게 매긴 평가를 토대로 해당 수용자가 얼마나 의심스러운지를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자료에선 종교가 주요한 구금 사유였음을 보여주는 근거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예배나 기도 같은 일반적인 종교활동은 물론 머리를 천으로 덮거나 긴 수염을 기르는 행위조차 구금 사유가 됐다. 위구르 자치구에서 이슬람 종교 지도자로 활동한 멤티민 에메르는 공산주의 선전을 설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국과 마찰을 빚다가 80대의 나이에 12년 형을 선고받았다. 아무런 범죄 혐의가 없는 에메르의 세 아들도 함께 구금됐다.
외신은 중국 정부와 신장 자치정부에 이 자료의 진위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으나,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터무니없어 언급할 가치가 없다”는 답변만 내놨다. CNN은 자체적으로는 일부 자료만 확인 가능했으나, 미 워싱턴DC 소재 ‘공산주의 희생자 기념 재단’(Victims of Communism Memorial Foundation)의 중국 전문가들은 이 자료가 중국 정부가 작성한 원본임을 자신했다.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탄압 실태를 보여주는 문서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그동안 공개된 자료는 정부가 위구르족의 종교와 문화적 정체성을 말살하기 위해 어떠한 전략적 활동을 하는지를 보여준다는 것이 외신의 평가다. CNN방송은 “중국 공산당이 사소한 사유로 무기한 구금을 정당화하기 위해 어떠한 체계를 이용했는지가 처음으로 드러났다”며 이번에 공개된 문서가 가진 의미를 분석했다.
독일을 방문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사실을 직접 확인하고자 하는 해외 언론인이나 외교관의 신장 방문을 환영한다며 “그들의 종교적 자유는 완전히 보장되고 있으며 어떤 제한도 없이 종교활동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위 100만명이 수용됐다는 강제수용소 이야기는 100% 루머이며 완전히 가짜뉴스다. 사실이 엄연한데 왜 이 사람들이 여전히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어떤 강제수용소도 보지 못했으며 모든 민족이 평화롭고 조화롭게 사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