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탈원전 기조 속에 폐쇄가 결정된 한국수력원자력 월성 1호 원전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지연되고 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19일 올해 감사원 운영방향 발표를 위한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관련 감사에 대한 질문을 받고 “현실적으로 2월 말이라는 시한 내에 최종 결과를 발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해 9월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감사해줄 것을 요구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감사원은 감사 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안에 감사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감사원은 감사요구를 받은 지 3개월이 지난 시점인 지난해 말 국회에 한 차례 감사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하지만 연장 최대 기간인 2개월이 지났음에도 최 원장이 사실상 월성 1호기 감사결과 발표를 재차 연기할 것을 시사하면서 감사원이 정권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비판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은 감사가 지체되는 이유에 대해 “이 사안은 과거 국회가 요구하는 감사 사항에 비해 감사 내용이 복잡하다”며 “감사기간을 연장했는데 이를 지키기 어려운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4·15총선 이전 감사 결과가 나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총선을 의식하는 순간 정치 기관이 되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는다”며 “선거 전에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정치적 개입이 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하겠다는 말밖에 드릴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최 원장은 전날 적극 행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세균 총리와 회동한 것이 독립적인 헌법기관장으로서 부적절한 측면도 있다는 기자단의 지적에 대해 “독립성과 관련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고려했지만 적극 행정을 유도하고 지원하는 새로운 감사원의 변화를 공직사회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필요가 있어 총리의 회동 제안에 호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올해 감사운영 방향으로 △ 재정의 지속 가능성 확보 △ 저출산 위기와 인구구조 변화 대비 △ 정책 체감도 제고 △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