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렌터카 기반 모빌리티' 탄력 받는다

'타다' 무죄 판결이후

택시면허 매입보다 초기비용 적어

카카오모빌리티 렌터카 활용 등

신규 진입 급물살에 시장 커질듯




승차공유 ‘타다’가 법원의 ‘합법’ 판정을 받으며 렌터카를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이 대폭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택시 면허와 차량까지 사들이는 ‘비싼’ 사업 모델이었지만 렌터카 활용이 가능해지면 초기 비용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법원이 타다의 손을 들어준 것을 계기로 ‘타다’와 ‘차차’ 등 기존 사업자들이 몸집 불리기에 나설 뿐만 아니라 신규 업체들의 진입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타다는 지난해 10월 내건 ‘1만대 증차’ 계획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택시 업계가 강력히 반발한데다 법적 리스크까지 불거지며 사업이 주춤했지만 이제는 장애물이 모두 해소돼서다. 타다와 유사한 서비스 중인 ‘차차’도 타다의 무죄 판결 이후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문과 함께 서비스지역 확대 계획을 공개했다.

관련기사



업계의 관심은 모빌리티의 ‘큰 손’ 카카오 모빌리티의 동참 여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수백억원을 들여 진화택시와 중일산업 같은 서울지역 법인택시 회사를 사들여 택시 면허를 확보하며 ‘카카오T벤티’ 서비스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의욕 넘치던 초기 행보와 달리 대형택시의 성장세는 지지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택시업계에 뿌리박힌 영업 방식을 한 순간에 인공지능(AI) 기반 배차 알고리즘으로 전환하는 게 만만치 않다 보니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은 탓이다. 또 ‘카카오T벤티’ 플랫폼에 참여하려는 개인·법인 택시가 직접 차량을 구입하고 기사까지 채용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보니 세 몰이가 쉽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도 타다처럼 렌터카를 벤티에 도입하면 적은 비용으로 운영 차량 대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을 짧은 시간 안에 키울 수 있다. 모빌리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매출 부진”이라며 “렌터카를 활용한 ‘벤티’ 모델에 뛰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인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달 베트남에서 렌터카 기반 승차공유 사업의 가능성을 엿본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베트남에서 롯데렌터카 현지 법인과 손잡고 공항 픽업 예약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용자가 애플리케이션으로 서비스를 예약하면 최대 9인이 탑승 가능한 렌터카 기반의 승합차와 운전기사가 제공된다.

다만 타다가 무죄를 받은 이유는 11인승 승합차를 활용한 렌터카이기 때문에 서비스 다양성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행법상 승합차를 제외하고는 다양한 유형의 렌터카를 활용하는 게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모빌리티 상생안’ 중 플랫폼택시 ‘유형1’이 법제화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유형1’은 모빌리티 업체가 일정 금액의 기여금을 내면 승용차와 승합차 등 다양한 종류의 차량을 이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모빌리티 혁신을 위해서는 유형1의 법제화를 통해 확실한 법적 기반을 마련해주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초기 사업자일 경우에 렌터카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차량을 조달할 수 있게 해주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주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