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소년 철이는 어느날 납치돼 감금된다. 휴머노이드 개발자인 아버지와 떨어진 적이 없던 소년은 새로운 환경에서 낯선 존재들을 맞딱뜨리면서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된다.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믿어왔던 소년은 자신이 최첨단 인공지능(AI) 로봇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충격에 휩싸인다. 하지만 곧 스스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다른 이들과 연대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며 어른으로 성장한다.
김영하 작가가 7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 ‘작별 인사’는 AI 로봇이 현실화되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소년의 성장기다. 소설은 인간 뿐 아니라 인간과 닮은 로봇, 클론 등 다양한 존재들을 등장시켜며 조만간 우리가 겪게 될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인간이 아닌 인간에 가까운 휴머노이드라는 존재의 성장기를 통해 인간이,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소설의 배경이 통일된 한반도, 특히 평양을 주 무대로 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김 작가는 이번 작품에 대해 “타자와 연대하고 나와 다른 존재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인간다움의 척도”라며 “그렇지 않으면 야수, 다른 동물과 인간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