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강 건너 불구경' 만 하는 교육부

中 유학생은 대학에 개학연기는 학교로 책임 떠넘겨

유학생 5만명 들어오는데 353명 거주시설 준비

학부모 혼란에도 개학연기 결정 미뤄

중수본만 바라보는 ‘투명부처’로 추락

유은혜(왼쪽)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중국 입국 유학생 보호·관리 지원을 위한 교육부·서울시 대책회의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유은혜(왼쪽)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중국 입국 유학생 보호·관리 지원을 위한 교육부·서울시 대책회의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역사회로 확산되는 가운데 교육부가 뒷북 대응만 거듭하고 있다. 또 중국 유학생 관리를 대학에 떠넘기거나 초중고 개학 연기에 대해 가이드라인도 제시하지 않은 채 학교 자율에 맡기는 등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 때문에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교육부 무용론’이 코로나19 정국에서도 재현되는 모습이다.

21일 교육부는 코로나19 예방 대응 및 지원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확진자가 200명이 넘어가는 국면에 와서야 뒤늦게 추가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그동안 교육부 차관 담당이던 코로나19 대책반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담당하는 ‘코로나19 교육부 대책본부’로 확대·재편한다는 것이다. 대책본부는 유·초중등 대책단과 대학 및 유학생 대책단을 구성해 교육현장의 코로나19 문제를 책임지게 된다.


하지만 교육부의 코로나19 신규 대응은 옥상옥만 새로 만들었을 뿐 실질적인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선 교육부는 이날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입국 후 의심증상자 중 음성 판정을 받았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된 중국 유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 서울시인재개발원을 포함해 5곳에 353명이 주거 가능한 임시 거주공간을 마련했다. 개강을 앞두고 향후 입국 예정인 중국 유학생이 전국적으로 5만여명으로 추산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이와 함께 중국 유학생을 지원하는 대학 모니터링 인력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해당 예산은 서울시와 자치구가 전액 부담하기로 해 교육부는 숟가락만 얻는 꼴이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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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어린이 확진자 발생으로 불안이 커진 유·초중등 교육현장에서도 교육부는 방관자 역할만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규태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을 미룰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대구에서 학교와 유치원의 전면 개학 연기가 현실화됐고 확진자가 증가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교장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지만 관련 권한을 갖고 있는 교육부는 책임을 계속 미루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교육부의 무책임한 대응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초중고와 대학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최악의 경우 그 해결책에 대한 질문에 김 실장은 “중앙사고수습본부 결정에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자체 대책이 부족한 것을 자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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