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전세시장은 상승세 지속 = 본지가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16 대책’ 이후 지난 17일까지 강남 4구 아파트값은 고작 0.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서초구 아파트 매매가는 0.09% 하락했다. 하지만 강남 4개 구의 전세가는 1.47% 오르면서 전세시장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아파트값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서초구도 전세가 상승률은 1.71%를 기록했다.
초고가 전세계약 사례도 발견된다. 지난 12일 강남구 대치동 ‘대치동부센트레빌’ 전용 145.8㎡는 23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전고가(22억원)보다도 1억원 올랐다. 1년 전(2019년 2월)과 비교하면 5억원 상승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힐스테이트’ 전용 84㎡ 또한 지난 9일 16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이곳 역시 한 달 전보다 1억원 가까이 올랐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주간 단위로도 서울 아파트 전세가 상승은 이어지고 있다.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거나 주거 여건이 우수한 지역 또는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의 경우, 매물 부족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 풍선효과 수원·용인 등 전셋값도 들썩= 수원·용인 등 수도권에서도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진다. 최근 두 달 새 수원 영통구는 전셋값이 5.62% 상승했다. 용인 수지구도 5.02% 올랐으며, 기흥구도 4.77% 변동률을 보였다. 경기도 전셋값은 계속 상승하며 지난해 12월 16일 이후 1.43% 올랐다. 경기도 전체의 전셋값이 이처럼 오름세가 이어진 것은 지난 2015년 전세대란 이후 처음이다.
단지별로 보면 수원 망포동에 위치한 ‘힐스테이트영통’ 전용 84.9㎡는 지난 3일 5억 4,5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돼 한 달 새 5,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광교신도시 ‘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4.68㎡ 또한 지난 1월 6억 8,000만원에 계약됐다. 지난해 11월(5억9,000만원)보다 1억원가량 상승한 값이다. 이외에도 안양 동안구와 송도신도시가 위치한 인천 연수구 등도 매매시장과 더불어 전세시장도 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서 ‘로또 청약’ 기대감이 커진 데다 대출규제로 인해 전세 수요가 많이 늘어났다”며 “ 용인·수원 등 수도권은 특히 공급도 줄어들 전망이어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