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인천 차이나타운 가보니] "매출 90% 뚝...이대론 못버텨 빚 내야할 판"

거리 썰렁...일부 가게는 문 닫아

"한번도 경험 못한 최악의 불황"

인근 신포시장도 손님 발길 끊겨

코로나 19 영향으로 거리 전체가 썰렁한 인천 차이나 타운에 중구청 관계자들이 방역차량을 동원 길거리 소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중구청코로나 19 영향으로 거리 전체가 썰렁한 인천 차이나 타운에 중구청 관계자들이 방역차량을 동원 길거리 소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중구청



지난 21일 오후 5시쯤 ‘짜장면’ 발상지이자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중구 북성동 차이나타운.

이곳에서 유명하다는 대형 중화음식점인 신(Xin)을 찾았다. 종업원의 안내로 자리에 않았으나 132㎡쯤 되는 홀은 텅텅 비었고 분위기는 적막감 마저 느끼게 했다. 5분이 지났을까 이 업소 유방영(63) 사장이 낮술이 얼큰 한 채 문을 열고 들어왔다.


평소 기자와 잘 아는 사이인 유 사장은 “요즘 손님도 없고 울화통이 터져서 인근 업소 사장과 낮술을 마셨다”고 넋두리 했다.

이 업소 뿐 아니라 차이나타운 전체가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유 사장은 “요즘 코로나 19 여파로 매출이 종전보다 90% 기량 줄었다”면서 “매월 종업원 10명 인건비로 3,700만 원과 운영비로 500만 원이 나가는데 이런 상태로는 버티기가 정말 힘들어 은행에서 빚을 내야 할 처지”라며 긴 한숨을 쉬었다. 1시간 가량 지났을까 이 업소에 손님 2명이 들어온 뒤 썰렁한 분위기가 한참 동안 이어졌다.

차이나 타운 이곳 저곳을 둘러봤다.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발 디딜 틈 없었던 곳이었지만 이날은 정반대였다. 관광객들로 북적였던 거리는 한산했고, 일부 작은 가게들은 인건비라도 아끼려고 아예 문을 닫아버렸다.

대형 중식당과 월병, 양꼬치 집 130여 곳이 영업 중인 인천 차이나타운은 평소 점심·저녁 시간이면 한국인 손님과 중국·동남아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로 북적이지만, 이날은 지나다니는 사람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곳 상인들은 “지난 1884년 차이나타운이 만들어진 이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최악의 불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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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에서 중화 요리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57) 대표는 “요즘 1~2명이 하는 작은 가게들은 아예 문 닫고 쉬고 있다”면서 “큰 가게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문을 열고 있지만 작은 가게들은 그렇지 않다며 매출은 종전에 비해 80~90% 가량 줄었다” 라고 말했다.

손덕준 인천화교협회 회장은 “코로나 19가 확산되기 전에는 주말 마다 사람들이 많아 인산인해를 이뤘으나 2월 들어서는 주말에도 손님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귀해졌다” 라고 말했다.

인천의 차이나타운 대표 음식점인 P 중화요리 집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코로나 19 확산 이후 하루 평균 매출은 20만~30만원. 최근에는 하루 매출 10만원이 나온 날도 많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업소 사장은 고정 휴일인 설날 하루, 집안일 등을 제외하고 문 닫은 적 없는 음식점의 휴업까지 검토하고 있다.

차이나타운에는 이미 입구에 ‘임시 휴업’을 붙이고 문을 닫은 음식점이 갈수록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인근 신포시장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탄 양념 통닭 튀김 집이 몰려있는 이곳도 코로나 19 위력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평상시 4~5m 줄을 서가면서 30~40분씩 기다리면서 양념 통닭은 살 수 있었으나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인천시 중구 관계자는 “전통시장(3개소), 상점가(8개소) 등 소상공인 피해현황 접수창구를 운영해 사례분석을 통한 맞춤형 지원방안 을 강구해 인천시에 대책 마련 등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개통해 월미도와 차이나타운의 새 명물로 떠오른 ‘월미바다열차’의 1월 평균 탑승객은 하루 760명 정도였으나 2월 들어서는 하루평균 300여 명으로 60% 정도 줄어들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장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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