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조원태 밀어주기' 나선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율 11%로 늘려

조현아 연합군 견제 의미도

델타항공이 한진칼(180640)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 ‘조원태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이 주식을 사들인 것은 3자 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KCGI·반도건설)의 잇따른 지분 확보에 대한 견제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반도건설의 한진(002320)칼 지분 취득이 단순한 경영권 참여가 아닌 단독 경영권 인수를 노리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4일 한진칼은 델타항공이 지난 21일 주식 59만주를 취득해 지분율이 11%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약 303억원 규모다.


델타항공이 추가로 지분을 매입한 것에 대해 항공업계에서는 두 가지 방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선 델타항공이 3월 주총 의결권과 관계없는 지분을 취득한 것은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3자 주주연합 중 반도건설과 KCGI가 20일 5.02%를 추가로 취득하며 현 경영진을 압박한 만큼 델타항공이 ‘견제’에 나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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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이 3월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액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델타항공은 ‘단순 투자’ 목적을 유지하며 지분을 매입했다”며 “개인 주주들에게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델타항공은 조 회장의 백기사로 거론돼왔으나 한 번도 이렇다 할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델타항공은 한진그룹의 노조, 대한항공의 OB임원회 및 직원들이 잇따라 조 회장을 지지하자 현 경영진 체제가 유지돼야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미국 출장으로 델타항공 관계자를 만나 지분 매입을 설득한 것도 이유 중 하나로 추정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 이후에도 조 회장이 주주연합에 앞서기 위해서는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며 “델타항공이 기업결합 신고 규정(15%)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추가로 매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반도건설이 한진칼에 대한 주식 추가 매입을 통해 경영권 참여가 아닌 인수로 방향을 돌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해소되는 내년 하반기에나 지분 매각이 가능한 상황에서 추가 지분 매입을 단순하게 시세차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건설은 계열사를 통해 1조원 수준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며 “KCGI의 자금회수(엑시트) 물량까지 인수할 경우 반도건설은 단일최대주주로 올라서며 8,000억원에 한진그룹을 인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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