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광장 "3년 만에 2위 탈환" vs 태평양 "특허 뺀 수치…우리가 확고한 2위"







국내 로펌업계에는 ‘김태광’ 또는 ‘김광태’라는 단어가 있다. 로펌 순위를 얘기할 때 쓰이는데 김태광은 김앤장과 태평양·광장을, 김광태는 김앤장과 광장·태평양 차례의 순위로 일컫는 단어다. 단연 1위인 김앤장 다음 순위인 2위 자리를 놓고 태평양과 광장이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해 2위가 누구냐에 따라 어떻게 불릴지가 갈린다.

지난해 실적 발표가 나오면서 연초부터 국내 로펌업계가 2위 자리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태평양이 2위다, 광장이 2위다” 양측이 입장이 엇갈리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9년 법무법인(특허법인 합산) 매출은 태평양이 3,3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로펌 2위 자리에 올라섰다. 2016년 이후 3년 연속 2위다. 광장은 3,320억원으로 3억원이 뒤졌다. 태평양은 기업자문과 소송 부문 등에서 매출이 크게 증가해 성장세를 견인했다. 특히 특허법인 실적이 양측의 순위를 갈랐다. 태평양은 163억원의 실적을 올린 반면 광장은 절반 수준인 88억원에 그쳤다.



이에 반해 광장은 특허법인 뺀 순수 법무법인 실적이 진정한 로펌의 성적표라고 주장한다. 순수 법무법인만 따진다면 광장은 2019년 매출이 3,232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로펌 2위 자리에 올라선다. 전년도 2,894억원 보다 11.8% 늘어난 수치다. 반대로 태평양은 전년보다 8.4% 증가해 3,160억원으로 3위로 떨어진다. 광장의 매출 증가는 기업자문과 금융그룹이 견인했다. 또 맨파워를 계속 늘려온 조세 부문도 본궤도에 오르며 성과를 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광장이 주요 분야 우수 변호사를 대거 늘린 덕분에 예상 밖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태평양 측은 “법무법인의 파트너변호사들이 특허법인의 지분을 절반 이상 소유하고 있기에 매출을 그대로 합산하는 게 문제없다”며 “특허법인 인력이 70여명으로 광장과 화우에 비해 2배 이상 많고 지식재산권 업무는 특허법인과의 협업이 필수적이기에 로펌 매출 규모를 따질 때는 합치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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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로펌업계는 매출을 계산할 때 특허법인을 포함해서 발표하는 것에 대해 큰 이견이 없는 게 중론이다. 국내 로펌업계를 주도하는 김앤장·태평양·광장·화우만 특허법인을 두고 있어 이 부분을 포함해 순위를 매긴다고 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 김앤장이 국내 로펌으로는 1조원을 돌파했다고 언급할 때도 특허 쪽 매출을 포함한 수치로 발표한다. 중소로펌의 한 파트너 변호사는 “각 법무법인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특허 관련 매출을 합산해 발표하는 것에 대해 크게 문제 삼지는 않고 중론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광장과 태평양의 신경전으로 비롯된 2위 자리 다툼에 양쪽 주장이 다 맞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로펌마다 구성원, 협업 방식의 차이가 있기에 통일된 매출 기준이 나오기는 어렵다”며 “로펌 업계에서 2위 타이틀은 상징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광장과 태평양 사이 주장과 반박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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