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난해 5세대 이동통신서비스(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데 이어 이르면 8년 뒤 6G의 세계 첫 상용화를 위해 가속도를 내고 있다.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미국, 중국, 일본을 추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예고 하고 있어 이들 국가와의 ‘6G 사국지’의 경쟁구도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23일 전자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국내 대형 이동통신 3사는 올해 본격적인 6G 기술표준 연구에 돌입한다. 지난해에는 6G가 무엇이며 어떤 기술 미래상이 펼쳐질 지 대략적인 밑그림을 그리는데 초점을 두었다면 올해부터는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의 규격 등에 대해 탐색과 협의 단계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어서 2022~2023년까지는 6G 표준규격을 선점하기 위한 선행연구를 마치고, 2024~2025년부터는 해당 기술의 국제규격 채택을 위한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전자·통신업계는 이를 통해 2028~2029년 6G의 1차 표준규격이 국제적으로 확립되면 곧바로 상용화를 개시해 미·중보다 1~2년 앞서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상용화에선 우리가 가장 앞서 있지만 6G에선 미국, 중국보다 개념연구 단계부터 1~2년 가량 뒤처져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역전하려면 개념연구 단계인 올해 초반부터 스퍼트를 내 7~8년간 전력질주해야 6G 표준규격화에 대한 리더십과 원천기술들을 선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6G 기술의 지적재산권(IP) 확보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2028년까지 연구개발(R&D)을 통해 200개 이상의 6G 표준특허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응용기술 등의 분야에서 1,400개에 육박하는 핵심기술특허를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8년간 총 1조원을 들여 6G에 투자하겠다고 연초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5G 서비스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임에도 정부와 산업계가 벌써 차세대 통신서비스 연구에 나선 것은 6G 시대엔 관련 산업의 판도가 완전히 바뀔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4~5G가 스마트폰 단말기와 지상통신인프라 중심으로 서비스됐다면 6G부터는 단말기의 탈(脫)스마트폰화가 본격화되고, 인공지능(AI) 기술과 융합 인공위성 기반으로 통신인프라의 중심이 변화할 것”이라며 “여기에 맞춰 완전히 새롭게 짜여 질 산업판도에 대비하지 않고 현재의 스마트폰과 지상 기지국 중심의 생태계에 안주하면 2030년 무렵엔 기술선도국의 위상을 잃고 후발국 수준으로 격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