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4·4분기부터 개인신용평가를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전환한다. 현재 200만원인 ‘00페이’ 선불충전한도도 상향해 고가 가전제품, 항공권 등을 간편결제수단으로 살 수 있는 길도 열린다.
25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0년 핀테크·디지털금융 혁신과제’를 발표했다.
우선 개인신용평가 체계 개편 관련, 예컨대 7등급 상위에 있는 사람이 점수 상으로 6등급 하위에 있는 사람과 큰 차이가 없지만 대출심사 때는 등급이 다르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문턱효과’가 있었다. 앞으로는 점수제로 전환해 이 같은 억울한 사례를 줄인다. 오는 8월부터는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에 개인신용평가체계 전반을 모니터링하는 ‘외부 독립위원회’도 신설한다. 00페이 등 간편결제의 선불충전·이용한도도 현재의 200만원에서 상향한다. 또 전자금융업자가 보유한 이용자 선불충전금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외부기관에 보관·예치하는 것을 의무화한다. 국내 선불충전금 규모는 지난해 9월 현재 1조7,000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자영업자들이 매출을 기반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는 ‘플랫폼 매출망 금융’ 활성화에도 나선다. 지금까지는 신용도가 낮고 부동산 담보 가치가 작은 중소상공인은 앞으로 들어올 카드결제 대금 등 상거래 매출채권을 통해 금융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빅데이터 신용평가를 통해 매출채권의 가치, 중소상공인의 신용 등을 새롭게 평가해 대출로 연계하기로 했다. 또 개인간거래(P2P) 플랫폼으로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해 상거래매출을 담보로 대출해줄 방침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590만 자영업자가 중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 은행의 애플리케이션만 휴대폰에 깔면 모든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오픈뱅킹의 참여 금융기관도 확대한다. 금융위는 5월까지 오픈뱅킹 고도화 연구용역을 거쳐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도 오픈뱅킹에 참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보이스피싱 처벌 수위도 지금의 일반 사기 범죄와 동일한 수준에서 최하 징역 1년 이상인 주가조작 수준으로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