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스라엘서 도착한 한국인 관광객, "현지인이 고홈(Go Home) 고홈 하더라"

1차 전세기로 220여명 오전 8시 50분께 인천공항 도착

식당 출입 및 호텔 입실 거부당해, 버스에서 잔 관광객도

호텔에 격리된 사람 다수...현지서'한국인은 안된다' 데모도

25일 이스라엘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25일 이스라엘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호텔 옆에 갈릴리 호수가 있어 산책하려고 했는데 현지인이 ‘고홈(Go Home) 고홈’ 하더라고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이스라엘 당국이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가운데 이스라엘이 마련한 1차 전세기편으로 25일 아침 귀국한 70대 관광객 A씨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스라엘 사람들이 한국인은 보균자라며 우리를 피하더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현지 호텔에서 외출이 자유롭지 못했고 호텔 관리인들이 한국인들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관리하는 것 같았다”며 “현지에서 ‘한국인은 안 된다’며 데모가 일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관광객 약 221여명이 탄 이스라엘항공 보잉777-200 LY062편 1차 전세기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출발해 이날 오전 8시 50분께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 도착했다. 승객 대부분은 중장년층이었고 하나같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계획했던 여행을 마치지 못한데다 장시간 비행으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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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에 거주하는 신모씨는 교회 동료들과 이스라엘로 단체 성지 순례를 갔다가 전세기를 통해 일정을 앞당겨 귀국했다. 신씨는 “나는 계획한 장소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여행하기는 했지만 일부 한국인은 이스라엘 현지 호텔에 갇혀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이번에 전세기로 귀국한 여행객들 대부분은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귀국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현지에서 8박 9일 일정으로 한국인 관광객 대상 성지순례를 안내하기로 한 B모 선교사는 하루 일정을 소화한 후 바로 현지 호텔에서 2일 정도 격리됐다가 입국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스라엘 관광성에서 한국인을 격리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안다”며 “베들레헴 같은 도시의 호텔의 경우 한국인을 들여보내지 않아 버스에서 잔 한국 관광객도 있다”고 했다. 1차 전세기로 귀국한 한 50대 여성은 이스라엘에서 혹시 차별 대우를 받았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작은 목소리로 “있어, 있어”라고 말한 뒤 황급히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전세기가 아닌 직접 비행기표를 구해 입국한 60대 관광객도 현지 분위기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우즈베키스탄을 경유해 한국에 도착했다. 그는 “20일 출국해서 27일 입국예정이었는데 바로 호텔에서 격리조치를 당해 일정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며 “갈릴리 지역에서 식당 출입을 거부당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현지에서 한국인 관광객 196명을 태운 2차 전세기는 이날 오후 3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인천=한동훈·이승배기자 hooni@sedaily.com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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