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청와대가 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 처리가 지체될 경우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 발동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사실상 추경안 처리 시한을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오는 3월17일로 못 박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그 전에 긴급재정경제명령이 발동될 가능성도 살아 있다. 실제 긴급재정경제명령이 발동될 경우 그 내용은 자영업자의 임대료 경감, 건물주에게는 세액공제 혜택 부여, 중소기업 등의 대출이자 삭감, 부가가치세 간이과세 대상자 매출기준 상향 조정, 수출기업에 대한 재정지원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 “국회 상황을 봐서는 추경안이 언제 통과될지 확실하지 않다”며 “추경안의 국회 처리가 지체되면 긴급재정경제명령이라도 발동시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추경안을 제출할 경우 여야 신속심의를 거쳐 다음달 17일까지 처리할 방침이다. 미래통합당 역시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국회가 마비되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할 때는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 발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부에서는 최근 긴급재정경제명령 발동과 관련한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책적 상상력에 제한을 두지 말라”고 밝힌 가운데 적극 대응 의지를 피력하는 차원이라고는 하나 오히려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섣부른 발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당정청은 이날 마스크 생산량의 50%를 공적 판매처를 통해 공급하고 판매업자의 수출은 금지, 생산업자의 수출물량은 10%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상황이 매우 엄중하기 때문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넘어 그 이상의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임지훈·윤홍우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