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역 민심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여당이 잘한다고는 못하겠지만, 더 화가 나는 것은 야당이 코로나19 국면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고만 한다는 것입니다.”
4·15총선 서울 구로을 출마를 선언한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25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구로 지역 민심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전 실장은 “거리에 사람도 없고 자영업자들도 어렵고, 전반적 상황이 너무 안 좋다”며 “정치가 어떻게 기여할지가 중요한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에서 선거운동 잠정 중단을 선언하면 야당도 화답해야 한다고 본다”며 “야당이 계속 정치공학적으로 유리한 쪽으로만 해석하려 하니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가 깊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실장을 만난 구로을 지역 사무실은 통유리로 돼 있어 이 지역이 한눈에 들어왔다. 윤 전 실장은 창문 밖을 가리키며 “사무실 뒤는 전부 아파트지만 저기 경인선을 넘어가면 아직 쪽방촌이 있다. 바로 옆에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공구상가와 인력시장이 있는데 다른 한편에는 정보기술(IT)단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만큼 다양성이 존중되는 곳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했다”며 출마 선언을 한 계기를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자 문재인 정권 국정 실무 총책이었던 윤 전 실장은 21대 국회 원내 진입에 성공한다면 ‘국회의원 윤건영’으로서 공공 부문 개혁에 앞장서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공무원’ 하면 철밥통을 떠올리는데 공무원이 혁신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정부 정책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대통령이 아무리 바뀌어도 공무원이 바뀌어야 정책과 공약이 국민에게 바로 전달된다. 우리나라는 직업공무원제라서 그런 부분이 녹록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특사로 두 차례나 북한을 다녀온 경험을 살려 남북관계 복원의 지렛대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윤 전 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미국이 대선 국면으로 속도를 내고 있는데 비핵화 국면에 썩 유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코로나19 사태가 극복된다면 우리를 비롯해 (당사국들이) 움직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론과 같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와 관련해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기간에 굉장히 왜곡되고 편협한 정책과 가치의 흐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부분적으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간 게 지난 2년 반”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타났는가, 서민의 민생이 좋아졌느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국민의 기대치를 채워주지 못한 게 있었다”며 “올해는 체감이 돼야 하는 시기인데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어려움이 많아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정치권의 위성정당 창당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은 꼼수 중의 상꼼수”라며 “꼼수가 원칙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전 실장은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겨냥해 “선거법 개정의 취지 자체를 무색하게 하는 행보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맞불용 위성정당 창당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그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이냐는 건데, 원칙대로 가는 게 맞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