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타다 무죄' 1주만에...카카오 "렌터카 모빌리티 진출 검토"

택시 인수·신규 서비스 나섰지만

투자 비용 크고 사업확장은 더뎌

"렌터카 활용으로 수익 개선" 관측




수백개의 택시 면허를 사들이며 택시와의 협업 전략을 고수하던 카카오(035720)모빌리티가 결국 렌터카 시장으로 진입할 것을 예고했다. 이는 타다의 무죄 판결이 난 지 일주일 만에 내린 결단으로 앞으로 타다와 비슷한 기사 포함 렌터카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일각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를 활용하는 방법보다 비용이 저렴한 렌터카를 통해 수익 개선에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25일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택시 협력모델은 규제로 묶여 성장하는데 제한이 있었다”면서 “여러 시장 상황을 고려해 렌터카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동안 렌터카를 도입하지 않고 택시와의 협력 모델을 고수해왔다. 이미 규제 때문에 발목 잡힌 뼈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8년 2월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한 뒤 그해 12월 카풀 시범 서비스를 내놓았다. 하지만 택시 업계의 반발과 출퇴근 시간으로 카풀 운영을 제한한다는 정부의 규제에 부딪혀 사실상 서비스를 종료해야 했다.


이후 정부와 택시 업계는 ‘타다’를 새로운 타깃을 정하고 렌터카 기반의 영업 방식을 문제 삼았다. 이 같은 국내 상황을 경험한 카카오모빌리티는 렌터카를 도입하는 모험을 하기 보다는 택시 면허를 확보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방법을 택했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수백억원을 들여 서울 법인 택시 회사 9곳을 인수해 택시 면허 900여개를 확보했다. 또 이를 관리할 자회사 ‘티제이파트너스’를 설립하고, 티제이파트너스에 지난해 9월 200억원, 10월 232억원, 11월 120억 등 총 552억원을 출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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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렌터카를 완전히 포기할 수 없었던 카카오모빌리티는 해외로 눈을 돌려 렌터카 사업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지난달 베트남에서 이를 기반으로 한 차량호출 서비스를 개시한 것이다. 그 후 타다가 지난 19일 무죄 판결을 받고 렌터카와 관련된 법적 리스크가 일단 해소되자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렌터카 기반의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적극적 모색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이 시장 진출을 공식화할 경우 타다와 유사한 형태의 ‘기사 포함 렌터카’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형택시 ‘카카오T벤티’가 택시업계의 저조한 참여로 당초 목표와 달리 세를 확장하지 못하고 있어 이 부분에서 렌터카를 많이 활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익원 확충이 시급하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17년 6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TPG는 카카오모빌리티에 5,000억원을 투자할 때 “투자 4년 후 상장(IPO)을 추진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IPO까지 불과 1년 반 밖에 남지 않은 지금, 카카오모빌리티는 여전히 적자 신세다. 지난 2018년 기준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은 약 536억원, 영업손실은 약 211억원이다. 업계에선 지난해 적자 폭을 상당 부분 줄인 것으로 내다봤지만, 아직 흑자 전환을 하지는 못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의 가장 큰 고민은 매출 고민이었다”면서 “타다 무죄 판결 후 카카오모빌리티의 렌터카 진출은 이미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고 말했다.


백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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