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재래시장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줄줄이 휴장에 돌입했다. 지역경제의 모세혈관이라고 할 수 있는 5일장도 중단된다. 장날에는 전국 상인들이 대거 몰려와 노점 등을 운영하기 때문에 그만큼 코로나19에 감염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당장의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휴장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는 지역 소상공인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5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대구에서는 서문시장이 25일부터 6일 간 전체 휴점에 들어갔다. 전국 3대 시장 중 하나인 서문시장이 전체 휴점하기는 조선 중기 서문시장 개설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서문시장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3일 하루 임시 휴점하기도 했다.
전국 최대 규모의 5일 장인 성남 모란시장도 24일 하루 휴장했다. 모란민속 5일장이 휴장한 것은 지난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처음이다. 경기 양평군도 상인들과 군민의 안전을 위해 전통시장 내 민속 5일장과 관광형 마켓의 운영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울산은 상설시장에서 열리는 5일장을 중단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울산 중구는 이날 5일장을 맞은 태화시장에 좌판과 노점을 금지했다. 좌판을 여는 상인 다수가 외지인이어서 이동을 줄이기 위해서다. 북구도 다음달 1일과 6일에 열리는 호계공설시장을 휴장하도록 했다. 울주군은 지난 24일 지역 내 전통시장 상인회에 공문을 보내 휴장 여부와 기간을 결정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부산진구 평화시장도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 26일은 상인 자율로 휴업하고 27일부터는 상가 전체를 임시 휴업하기로 했다. 복승진 평화시장 상인회장은 “손님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 휴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충남 당진 지역에 있는 전통시장의 5일장이 휴장에 들어간다. 당진시는 시민들의 다중 이용시설로 알려진 당진과 합덕·신평 등의 전통시장 5일장을 25일부터 코로나19 심각 단계가 해제될 때까지 임시 휴장하기로 했다. 천안 병천시장과 성환이화시장의 5일장도 휴장한다.
충북 진천군은 다음달 초까지 관내 3개 지역의 5일장을 휴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진천·덕산읍과 광혜원면 등 3곳의 5일장이 다음달 8일까지 열리지 않는다.
강원 횡성지역 내 5일장도 당분간 전면 휴장하기로 했다. 전국 각지를 방문하는 5일장 상인을 통한 지역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횡성시장과 안흥·둔내시장 등 3곳에서 열리는 횡성지역 내 5일장터도 이달말까지 전면 중단되고 상황에 따라 연장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관내 5일장 30곳을 잠정 폐쇄했다. 창원시는 상남시장과 경화시장 등을 비롯한 5곳을 휴장했고 진주시는 문산·금곡시장 등 5곳, 김해시는 진영시장 등 3곳, 양산시는 서창시장 등 5곳이 당분간 폐쇄된다. 경북도의 경우 문경시에 있는 점촌전통시장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23일부터 5일장을 잠정 휴장했다. 점촌5일장은 인근 상주시와 예천군 등 경북도는 물론 대구 상인들도 즐겨 찾는 전통시장이다. 김영오 대구서문시장 상가연합회장은 “이번 주가 코로나19 확산의 고비인 만큼 긴급이사회를 개최해 전체 휴점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하루속히 사태가 마무리돼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수원=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