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을과 강서을 지역에서는 청와대 출신 ‘친문’ 인사들과 이들을 겨냥해 정권심판론을 들고 나온 ‘자객’들이 맞붙는다. 이들 지역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의원의 불출마로 공석이 된 곳으로, 나름 각 진영의 텃밭이기도 하다. 구로을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출사표를 던졌고 미래통합당은 이곳을 전략공천지역으로 정해 3선의 김용태 의원을 대항마로 투입했다. 강서을은 진성준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단수 공천이 확정된 가운데 청와대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전 수사관이 통합당 후보로 결정됐다.
구로을은 박 장관이 내리 4선을 하며 다져놓은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된다. 16대 총선부터 장영신·김한길 전 의원 등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곳이다. 이 때문에 여권 내에서는 본선보다 내부 경선이 더 치열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구로공단이 위치해 전통적으로 노동자 계층이 많을 뿐 아니라 신도림동 인근 재개발로 거주민의 연령대도 다소 낮아졌다. 윤 전 실장은 구로을 지역을 쪽방촌과 아파트, 인력시장과 정보기술 (IT) 단지가 공존하는 곳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민주당 후보로 나선 윤 전 실장은 부산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냈고 문재인 대통령이 의원이던 시절에 보좌관으로 일했다. 문 대통령 취임 뒤에는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낼 만큼 대표적인 ‘친문’ 인사다. 통합당은 이를 전략적으로 겨냥해 양천을을 떠나 험지 출마 의지를 밝힌 김용태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김 의원은 중진 의원이지만 상대적으로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갖추고 있어 중도층 공략에 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 후보가 청와대 출신 친문 인사라는 점을 활용해 정권 실정을 부각하고 정권 심판 프레임을 통해 지역 민심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강서을은 보수 진영 입장에서 ‘텃밭’은 아니지만 김성태 의원이 내리 3선을 지낸 곳이라는 점에서 ‘해볼 만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진 전 비서관이 일찍이 지역위원장을 맡고 출마를 준비해온 곳이지만 민주당 입장에서 만만한 곳이 아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강서을 지역은 공공임대주택 비율도 높고 소외계층이 많은 것처럼 알려져 민주당 지지세가 높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완전 반대”라며 “특히 김 의원이 이전의 서울시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임대주택 거주민들을 위한 혜택을 많이 챙겨온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통합당은 기세를 몰아 김 전 수사관을 내세웠다. 김 전 수사관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특감반원으로 파견근무를 한 뒤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폭로했던 만큼 선명한 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