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한미 양국군으로 번지자 박한기 합참의장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상반기 연합지휘소연습(CPX)의 축소 여부 등을 숙의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결론을 내리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들은 보안과 유사시 폭격에 대비하기 위해 깊은 지하공간에 밀폐된 벙커에서 많은 병력이 모일 경우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이날 경북 칠곡의 캠프캐럴에 근무하는 23세 병사가 첫 확진자로 판정되자 즉각 격리했다. 대구 미군기지에도 많은 미군장병과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어 미군 측은 기지 출입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등 사실상 ‘준폐쇄’ 상태에 돌입했다. 미군은 아직 장병들에 대한 휴가·외출 금지나 야외훈련 금지 등의 조치는 내리지 않았으나 첫 확진자가 나오자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 확진자는 25일 오후 5시 현재 총 20명으로 전일보다 2명 늘어났다. 추가 확진자는 대구의 공군 간부 2명이다. 보건당국의 기준에 따른 격리인원은 540명이나 군 자체적으로 적용하는 강화된 기준에 따른 격리인원이 9,000명이 넘어 전체 격리인원은 1만명 선을 곧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 예비역 장성은 “특히 후방지역 인원의 격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같은 규모의 인력이 정상업무에서 제외되면 인원이 적은 해군과 공군은 정상적인 훈련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군 수뇌가 코로나19로 연합훈련 축소 또는 취소·연기 등을 결정한다면 감염병으로 연합훈련을 조정하는 첫 사례가 된다.
박 의장과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연기나 중지보다 축소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훈련을 위해 미국 본토와 괌 기지 등에서 장비가 들어와 있는데다 연기될 경우 다른 훈련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훈련일정을 다소 줄이거나 시뮬레이션 중심의 훈련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북미 간 핵협상이 교착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한미연합훈련을 이 기회에 자제해 북한에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한미 양국의 의도도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