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컬러필터 감광재도 매각...LG화학 '脫LCD' 속도낸다

중국발 공급과잉에 수익성 악화

이달초 유리기판사업 철수 이어

감광재마저 中업체에 팔아치워

배터리 등 미래산업엔 투자 확대




LG화학(051910)이 수익성이 악화한 액정표시장치(LCD) 소재 사업 정리에 속도를 낸다. 이달 초 LCD 유리기판 사업 철수를 결정한 데 이어 컬러필터 감광재 사업을 중국 업체에 매각하며 배터리 등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요케테크놀로지는 자회사인 시양인터내셔널이 LG화학과 LCD 컬러필터 감광재 사업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LG화학은 충북 청주에 있는 일부 생산설비와 지적재산 등을 580억원에 매각한다. 컬러필터 감광재는 LCD에서 색을 표현하는 핵심 소재다. LG화학은 2000년 국내 최초로 이 사업에 진출한 뒤 연 300톤 규모의 제품을 생산해 왔다.


이번 매각은 LG화학이 지난해부터 추진한 ‘탈 LCD 소재’ 전략 중 하나로 해석된다. LG화학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치킨게임을 주도한 이후 LCD 소재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하자 LCD 유리기판과 편광판 사업 매각을 추진해 왔다. 끝내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은 LCD 유리기판 사업은 아예 철수하기로 했다. 당시 LG화학은 “중국 내 급격한 생산설비 증가 등으로 전방산업의 시황이 계속 악화했다”며 “LCD 유리기판 사업 확대 기회를 모색했으나 국내 주요 LCD 생산 시설투자 감소 등으로 사업이 회복세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 판단해 부득이하게 철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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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LCD 컬러필터 감광재 사업 매각 대금을 배터리 등 미래 사업에 투자한다. LG화학은 올해 약 3조원의 영업현금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2배 수준인 6조원의 설비투자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대규모 투자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LG화학의 부채는 2017년 말 8조7,026억원에서 지난해 3·4분기 16조399억원까지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이 2018년 1.0배에서 올해 2.0~2.5배로 악화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연말 LG화학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BBB+(안정적)’로 강등하기도 했다. S&P는 “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이 상당 기간 2.5배를 상회할 경우 추가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LG화학은 배터리 사업부문을 3·4분기 안에 분할한 뒤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글로벌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공격적인 증설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해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 LG화학 측은 “배터리 사업 분사 및 IPO와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LG화학은 유리기판보다 매출 규모가 큰 편광판 사업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하반기 편광판 사업부문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했다. 편광판은 LCD 패널 앞뒤에 부착해 빛을 통과시키거나 차단하는 필름이다. LG화학의 편광판 사업은 한때 연 매출이 2조원에 달했고 글로벌 시장에서 27%의 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다. IB 업계에서는 LG화학 편광판 사업 매각금액을 약 1조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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