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을 들여다보면 당장 현안에 집중할 뿐 투자 활성화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기업투자 프로젝트라는 것도 서울 삼성동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조속 진행 등 기존 사업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벌써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 코로나가 얼마나 확산할지 모르는데 당장 소비하면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발상은 되레 사태 안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개소세 인하, 소득공제율 인상 등도 한시적이어서 반짝 효과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이번 대책이 제대로 된 피해지원이나 민간 활력 제고보다는 단기적인 경기부양에만 급급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 정도로 위기극복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지금은 그야말로 비상경제 시국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글로벌 경기 전반에 큰 충격이 우려된다. 국제통화기금은 27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1월 제시한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3.3%)를 추가 하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 경제는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는 전월 대비 3. 1%, 설비투자는 6.6%나 줄었다. 소비감소폭은 9년 만에 최대치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일부만 반영됐는데도 이 수준인데 2월 이후는 더 암울할 게 분명하다. 미약하나마 보이던 경기개선 흐름도 꺾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는 핵심 빠진 대책을 계속 시행한다니 걱정이다. 지금 우리 경제에 닥친 위기는 임기응변으로 넘어갈 수준이 아니다. 이참에 경제체질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규제·노동개혁 등 근본적인 구조개혁에도 과감히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