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전옥분 사망 사건 미스터리를 파헤쳐본다.
#사라진 여인
2003년 2월 15일, 농번기를 앞둔 평택의 시골마을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신원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백골화와 시랍화가 진행된 시신은 142일 전 실종된 동네 주민 전옥분 씨였다.
전 씨는 2002년 9월 26일, 친정 조카 집들이에 참석하기 위해 오빠 부부와 서울로 향했다. 저녁 8시 무렵 평택역으로 돌아온 그녀는 전날 생일이었던 딸을 위해 피자를 사려다 타려던 버스를 놓치고 만다. 다음 버스를 타고 9시경, 집 근처 정류장에 도착한 그녀는 정류장에서 약 250미터 떨어진 곳에 피자를 버려둔 채 사라졌다.
남편 원돌식 씨는 전 씨가 실종된 후 누구보다 그녀를 찾았다. 실종 당시 납치나 인신매매를 당했다고 생각한 그는 수천 장의 전단지를 돌리며 아내를 찾으러 다녔다고 한다. 142일 만에 시신이 발견된 곳은 마을 초입의 논두렁이었다. 전 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버스 정류장과 불과 400여 미터 떨어진 거리였다. 마을로 통하는 유일한 입구인, 동네 주민들이 수시로 지나다니던 그 길에서 그녀는 왜 142일 만에 발견된 걸까?
#운명의 장난
전 씨의 마지막 하루는 ‘운명의 장난’ 같은 비극이었다. 남편 원 씨와 함께 조카 집들이에 가기로 했던 그날 아침, 하필이면 시어머니가 병원에 갈 일이 생겨 남편과 떨어져 혼자 서울에 가게 됐다. 혼자 가게 돼 분주해진 탓인지 휴대전화를 두고 집을 나오게 되면서 그날의 비극은 벌어졌다.
전 씨는 서울에서 집들이를 마치고 기차로 평택에 돌아왔다. 원래는 오빠가 집까지 데려다 줄 예정이었으나 멀미가 심해진 올케를 배려해 버스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러나 딸에게 줄 피자를 사러 가면서 원래 탔어야 할 버스를 놓치게 됐고, 하필 휴대전화를 두고 간 탓에 버스정류장으로 마중 나간 남편에게 연락하지 못했다고 한다.
남편이 정류장을 떠난 지 20분 뒤 버스에서 하차한 그녀는 그곳에서 약 400미터 떨어진 논에서 142일 만에 발견됐다. 만약 그녀가 그날 아침에 휴대전화를 가져갔거나 피자를 사지 않고 타려던 버스를 탔더라면... 올케의 멀미가 없어 둘째 오빠의 차로 집에 갔거나 남편이 정류장에서 좀 더 기다렸더라면... 운명의 장난과도 같은 그 날의 우연은 18년이 지난 지금까지 남겨진 가족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었다.
#사라진 증거
전 씨는 버스정류장에서 불과 4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바지가 벗겨진 채로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시신의 상태로 보아 성범죄 사건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142일 만에 시신이 발견된 탓에 범인의 흔적을 찾을 단서는 대부분 사라져 버려 18년이 지난 지금까지 변사사건으로 남아있다.
남편 원 씨는 전 씨가 실종된 바로 다음 날, 마을에서 30킬로미터 떨어진 수원의 비상활주로에서 그녀의 신용카드가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연고도 없는 수원의 비상활주로에 아내의 신용카드가 버려진 것이다. 그것은 범인의 행방을 말해주는 단서였던 걸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카드를 주워 카드사에 갖다 준 이 씨의 흔적을 찾는 한편, 4명의 전문가와 범인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시도했다. 18년 전 그날, 운명의 장난처럼 비극으로 삶을 마감한 전옥분 씨, 그녀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9일, 토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18년 전 전옥분 사망 사건의 범인을 추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