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동안갑과 동안을은 범여의 단결력과 보수통합의 파괴력을 비교하는 ‘바로미터(척도)’나 다름없다. 동안갑과 동안을은 각각 여야가 한곳씩 나눠 ‘장기집권’해왔으나 최근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양 지역은 호남인구가 30%가량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충청권 20%, 안양 토박이 출신 15%, 영남인구가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여권이 우세한 지형이나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안양 동안갑은 이미 무주공산이 됐고 동안을의 권좌도 견고하지 못하다.
그중에서도 관심도가 더 높은 안양 동안을에서는 그동안 안양의 맹주로 자리매김해온 5선 현역 의원인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에 맞선 여권 후보들의 ‘연대’가 얼마나 힘을 발휘하느냐가 중요한 총선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대 총선 당시 심 원내대표는 당시 이정국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1,700표 차로 이겼다. 정진후 정의당 후보가 1만6,581표를 가져갔다. 민주당과 정의당이 단일화했다면 심 원내대표를 이길 수도 있었다는 평이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비례대표인 이재정 의원 역시 안양을 공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다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심 원내대표는 상대 후보에 따라 유불리가 갈렸다. 이정국 후보에게는 앞서지만 이재정 의원에게는 뒤처지는 것으로 나온다. 중부일보가 아이소프트뱅크에 의뢰해 지난달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4.4%포인트)에서도 이 의원은 41.6%, 심 원내대표는 36.8%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반대로 심 원내대표는 이 후보와의 대결에서 35.2%를 얻어 이 후보(27.4%)를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다만 동안을에 상당한 공을 들여오다 통합당으로 입당한 임재훈 의원(비례 초선)이 심 원내대표를 ‘지원’할 경우 적잖은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비례민주당’과 ‘비례연합당’에 선을 그은 만큼 정의당으로의 표 분산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양 동안갑은 전통적인 ‘진보 초강세’ 지역으로 합구가 이뤄진 16대 총선을 제외하고는 모두 민주당이 ‘싹쓸이’한 지역이다. 하지만 현재 6선의 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공천 탈락했고 대신 박원순계 원외인사인 민병덕 변호사가 비례대표인 권미혁 후보까지 제치는 이변을 일으키며 공천된 상황이다. 민 변호사의 대결 상대는 아직 미정이나 임재훈 의원이 동안갑으로 옮겨 공천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 의원은 전북 익산이 고향인 호남 출신 의원으로 오랜 기간 민주당에 몸을 담아왔다. 특히 모교는 안양 신성고로 연고도 있다. 다만 임 의원은 당장 공천경쟁을 치러야 한다. 경쟁 상대로는 심재민 안양시 소상공인정책연구소 소장과 최돈익 미래통합당 법률자문위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