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 출범 이후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했던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새 임기 3개월 만에 사퇴했다.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 체제가 본격 가동되면서 인사 후폭풍이 일어나는 모양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을 비롯한 소성모 농협상호금융 대표, 김원석 농업경제 대표, 허식 농협중앙회 부회장 등 범농협 계열사 6개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일제히 사임했다.
이 행장은 지난 1월 말 새로 취임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인사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의 손자회사인 농협은행은 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중앙회장이 사실상 인사권을 쥔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단독 추천을 받아 첫 3연임에 성공했던 이 행장은 새 임기 개시 두 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은행장의 통상적 임기인 2년을 다 채운 만큼 본인이 용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최창수 농협손해보험 대표와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도 함께 사의를 표했지만 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지난해 말 새로 취임했고 홍 대표는 올해 2년째 임기를 수행 중이다.
농협은행의 모회사인 농협금융지주는 즉시 차기 농협은행장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 오는 4일 첫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임추위는 경영승계절차 개시일로부터 40일 이내에 최종 후보자 추천을 완료해야 한다. 은행 안팎의 경영 환경상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만큼 농협금융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차기 행장 선임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행장 선임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농협은행은 장승현 수석부행장의 직무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