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절벽’에 몰린 르노삼성자동차의 ‘구원투수’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판매가 둔화된 상황에서 닛산 ‘로그’ 생산중단으로 일감확보에 비상이 걸린 르노삼성의 명운을 결정할 기대주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르노삼성도 절체절명의 시기를 인식하고 모든 역량을 XM3에 쏟아부었다. 다임러와 르노가 함께 개발한 신형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고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알짜옵션들을 대거 도입했다. 그런데도 가격은 1,700만원대부터 시작해 경쟁력을 높였다. 덕분에 XM3는 사전계약이 벌써 5,000여대를 훌쩍 넘었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회사 측은 시장의 호응에 힘입어 XM3 판매목표를 지난해 총 판매량(8만6,8759대)의 절반가량인 4만대로 잡았다.
르노삼성은 3일 XM3를 공식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고성능 TCe 260과 경제적인 1.6 GTe 등 두 가지 가솔린 엔진 라인업을 선보였다. TCe 260에는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신형 4기통 1.3ℓ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첨단 델타 실린더 기술이 적용돼 복합연비가 ℓ당 13.7㎞로 동급 최고수준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당 125g으로 낮췄다. 독일 게트락의 7단 습식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과 조화를 이뤄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0㎏.m의 힘을 낸다. 1.6 GTe 모델은 CVT와 조합을 이뤄 경제적이면서도 안정적인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한다. 여기에 D-스텝 기능을 적용해 자동변속기 느낌도 즐길 수 있으며 123마력의 출력과 ℓ당 13.4㎞의 뛰어난 연비도 갖췄다.
XM3는 특히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국내 SUV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쿠페 디자인을 적용한 것. 쿠페형 SUV 디자인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고가인 벤츠나 BMW 등 수입차들만 적용해왔다. 쿠페형임에도 불구하고 실내공간은 넉넉하다. 2열 무릎과 어깨 공간을 비롯해 트렁크용량(513ℓ)이 동급 최대다. SUV 오너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다이내믹한 디자인과 넉넉한 실내공간 모두에 충실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인기 있는 첨단 옵션들도 골라서 넣었다. 그리 크지 않은 차체임에도 불구하고 주차조향보조시스템과 360도 주차보조시스템을 적용했다. 차체에 장착한 센서로 주차공간을 탐색한 뒤 자동으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 평행과 직각 및 사선주차는 물론, 주차공간에서 차가 출발할 때도 도와준다. SK텔레콤의 ‘T-맵’을 이용한 완전 통신형 커넥티드 내비게이션도 탑재했다. SK텔레콤이 국내 최초로 양산차에 탑재한 것으로 스마트폰 테더링 없이 서버로부터 최신 정보 업데이트와 맵 스트리밍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동급 최초로 에어 퀄리티 센서를 적용해 미세먼지로부터 운전자를 보호하고 원격 제어기능까지 갖췄다.
XM3의 강력한 경쟁력은 가격이다. 일반모델인 1.6 GTe는 1,719만~2,140만원, 고성능 모델인 TCe 260은 2,083만~2,532만원대다. 3월부터 개별소비세가 5%에서 1.5%로 인하돼 가격이 76만~163만원 내려갔다. 1,900만원대부터 시작해 “가격이 착하다”는 평을 들었던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보다 200만원가량 저렴하다. 반면 차체 크기는 동급 최대다. 전장·전폭·전고가 각각 4,570·1,820·1,570㎜로 한 체급 위인 ‘투싼’과 비슷하다.
김태준 르노삼성 영업본부장은 “SUV의 장점과 세단의 편안함을 모두 원하는 고객들에게 최상의 선택은 XM3가 될 것”이라며 “동급 최고수준의 연비와 편의사양, 그리고 차별화한 하이테크 인테리어에 가격경쟁력까지 더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