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신임 대법관 "사법부 위기 극복, 재판 독립에서 출발해야"

노태악(58·사법연수원 16기) 신임 대법관은 4일 임기를 시작하며 “사법부의 현 상황이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 이상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도 재판절차를 통해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법관은 이날 배포한 취임사를 통해 “재판의 독립이란 헌법적 가치를 가슴 깊이 새기고, 이를 침해하려는 내외부의 시도를 과감히 배척하며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에 근거한, 예측 가능하고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을 위하여 노력할 것”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노 대법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별도의 취임식 없이 이날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때로는 판결이 당사자 간 분쟁에 따른 결론 이상의 의미를 가질 때가 있다”며 “판결을 통하여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 가치를 확인하는 한편 사회의 계속성을 유지하면서 예측가능한 법적 환경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따른 시대의 요청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법관은 김홍섭 판사의 ‘어느 법관의 심정’이란 글의 “‘좋은 법관이기 이전에 또는 그와 동시에 친절하고 성실한 인간이 되고 싶다’는 구절을 6년의 임기를 마칠 때까지 새기고 또 새기겠다”며 취임사를 마무리했다.

노 대법관은 경남 창녕 출신으로 다양한 재판 경험과 치밀한 법이론을 갖춘 정통 법관으로 꼽힌다. 법원행정처 근무 이력은 없지만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판사, 서울북부지방법원장 등을 두루 거치며 다양한 분야의 재판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취임으로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명제청을 한 대법관 수는 7명으로 늘어났다. 13명으로 구성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김 대법원장의 ‘지명’을 거쳐 임명된 대법관 수가 처음으로 과반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