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품귀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기초자치단체들이 예비비와 재난관리기금을 투입해 지역 주민을 위한 마스크 무상 배부에 나섰다. 마스크 대란이 이어지면서 일반 구매가 힘든데다 공적 판매처에서 구매행렬이 이어지며 감염 확산에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리 마스크 제조 업체를 직접 찾아다니며 계약한 기초단체는 전 지역민에게 무료 배급하고 있고,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곳은 일단 급한대로 취약계층부터 순차적으로 배부하고 있다.
4일 전국 기초자치단체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와 기장군은 1월 말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을 때 전국으로 확산할 것을 대비해 지난달 미리 마스크를 확보했다. 해운대구는 현재 관내 전통시장과 음식점, 이·미용업소 등에 마스크를 배부하고 있다. 주민과 가장 접촉이 많은 곳에 방역물품을 배부해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하고 주민 건강을 지키려는 조치다. 13곳 전통시장에 한 업소당 마스크 5장을 배부하고 음식점 6,000곳과 이·미용업소 1,300곳에도 한 업소당 마스크 5장씩을 지급한다. 이와 함께 동네 의원과 치과병원·한의원 등 641곳에도 1만장의 마스크를 배부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까지 저소득층 2만2,800명에게 한 사람당 50장씩 114만장의 마스크를 지원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인 260원으로 미리 구매해 뒀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 50장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부터 마스크를 무상 배부해 온 기장군은 세대당 5장씩 마스크 2차분 총35만장을 전 세대에 배부하기 시작했다. 예비비를 들여 계약한 마스크 170만매 중 105만매를 한 세대 당 총 15매씩 세차례로 나눠 배부 중이다. 3차분까지 1세대당 마스크 15매를 배부하고 향후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보고 추가 지원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예비비 총55억원을 확보한 기장군은 이미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마스크 9만5,000매, 경로당에 마스크 8만8,000매를 배부했다. 감염병에 취약한 유아와 어린이를 위해 별도로 확보한 유아·어린이용 마스크 22만1,000매를 관내 어린이집과 유치원·초등학교에 배부했다.
마스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다른 부산지역 기초단체에서도 소량이지만 무상 배부를 확대하고 있다. 금정구는 마스크가 확보되는 대로 16개 동주민센터를 통해 1인당 2장씩 순차 배부한다. 연제구도 9일부터 구민 1인당 마스크 5장을 무료 배부한다. 동래구는 마스크 24만2,000개를 65세 이상 구민에게 우선 지급할 예정이며 사하구와 북구·수영구 등 다른 기초단체도 감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마스크를 무상 배부할 계획이다.
예비비와 재난관리기금 등 36억원을 투입한 울산시 울주군은 저소득층과 65세 이상 노인 3만5,084명을 대상으로 1인당 3장씩 배부할 계획이다. 전북 김제시는 마스크 구매가 힘든 관내 저소득층 1만2,207명에게 50매씩 총 66만장을 배포했다. 2만6,000매를 배부한 오산시는 추가 물량을 준비 중이다. 충북 옥천군은 노약자·장애인·임산부·방문보건대상자 등 취약계층에게 마스크 1만5610장을 무상 배부한다. 이밖에 인천 옹진군, 강원 태백시·영월군, 경북 칠곡군, 경기 안산시, 충남 논산시 등도 마스크 무상 배부에 나서면서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시는 재난관리기금을 통해 구입한 마스크 370여만개를 구·군을 통해 가구당 2개씩 배부하도록 했다. 통장이 아파트 우편함에 가구당 2개씩 투입하거나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직접 주민들에게 배부하는 방식이다. 단독주택은 통장이 직접 집에 찾아가 전달한다.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마스크 구입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며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서 지역사회 확산을 막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