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휴원 권고에도 정상 운영 중인 학원 및 교습소에 대해 다음주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대대적인 집중점검을 실시한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소방청, 국세청, 경찰청 등 관계기관을 총동원하고 점검팀 인원도 2배로 늘려 영업 중인 학원의 안전·위생·소방점검을 실시할 방침이다. 정부가 강도 높은 조치를 꺼내 들면서 다음주 학원들이 휴원에 들어갈지 주목된다.
6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3월 둘째주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에 영업을 지속하는 대형 학원, 기숙학원 등에 대한 집중합동점검을 실시한다. 교육부·교육청·지자체·소방청·국세청·경찰청 등 관계부처가 참여해 코로나19에 따른 다중이용시설 지침, 시설 방역 상태, 학원 운영 및 소방안전 관련 법령 준수 현황 등을 집중점검하게 된다.
합동점검에서는 우선 교육부처의 코로나19 관련 위생점검과 소방청의 신학기 안전점검이 통합되고 수위 역시 엄격하고 철저하게 강화된다. 여기에 국세청과 경찰청 인원도 투입해 유례없는 수위의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 위생점검에 1~2명, 합동점검 시 3~4명에 그쳤던 학원당 파견인원도 5~7명으로 배 가까이 늘어난다. 현행법상 학원에 휴원을 명령할 수 없는 정부로서는 사실상 할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카드를 꺼낸 셈이다. 교육부 고위관계자는 “감염증 확산의 중대 고비가 될 다음주에 대면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하면 학원도 문을 닫았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며 “꼼꼼하고 강한 점검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점검에서 위반사항이 발견돼 벌점이 쌓이면 과태료 처분이 내려진다. 위반 정도가 심하면 교습정지 처분까지 내려질 수 있다. 학원 입장에서는 강화된 현장점검에 대한 부담이 작지 않은 셈이다. 특히 국내 학원의 77%는 강사 5인 이하의 소규모 업체로 대비 여력도 많지 않다. 한 대형 학원 대표는 “감염증 경보단계 격상 이후 두 주간 자체 비용으로 방역을 실시하고 휴원 등의 조치도 성실히 이행했다”며 “별다른 지원책 없이 세무당국과 소방당국이 동반된 제재가 그 결과라니 허탈할 뿐”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의 조치는 낮은 휴원율이 주된 배경이다. 각급 학교의 개학 연기에도 학원 휴원은 권고사항에 그쳐 지난 5일 기준 휴원율은 43.3%로 휴원 권고 초기보다 낮아졌다. 인천(14.71%), 광주(18.95%), 제주(20.01%) 등의 휴원율은 10~20%대로 급감했다. 정부의 개학 연기 방침에 따라 2월 마지막 주에 휴원했던 대형 학원들도 3월 첫 주 들어서는 재수종합반을 개강하는 등 일부 문을 열고 있다.
정부는 휴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원에 대한 경영안정지원 방안도 마련했다. 시중은행·신용보증재단중앙회 등과 협력해 적극적으로 휴원에 동참한 학원 등을 대상으로 ‘안전을 우선하는 학원’ 특례보증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영업 피해를 본 영세학원이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기업은행의 소상공인 초저금리대출 등을 적극 활용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경영난에도 고용을 유지한 학원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등을 안내하고 교육청·지자체와 협력해 학원 방역비 지원도 추진한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개학 연기 기간 동안 오전9시부터 오후5시까지 진행되는 학교 긴급돌봄의 운영시간을 오후7시까지 연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500세대 이상 신규 아파트에는 돌봄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법령을 개정하기로 했고 가족돌봄휴가 이용에 불편을 주는 기업에 대한 익명 신고 시스템을 마련해 시정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