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과 병원 측은 접촉자 파악 등 역학조사, 입원환자·보호자·병원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는 한편 감염 우려가 있는 입원환자들을 1인실로 격리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일부 병동 또는 병원 전체가 통째로 폐쇄되는 코호트 격리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
병원 측은 지난 3일 폐렴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은 74세 남성 A씨를 음압병실로 옮겨 검체를 채취, 코로나19 검사를 의뢰했다. 결과는 양성(바이러스 검출)으로 나왔고 A씨는 5일 순천향대 부천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폐암으로 지난달 하순부터 이 병원에 입원도 하고 외래진료도 받았는데 당시는 물론 3일에도 발열이나 기침 같은 호흡기 증상이 없어 선별진료소를 거치지는 않았다.
병원 측이 CCTV를 보니 A씨와 폐암 환자인 77세 여성 B씨가 항암치료의 흔한 부작용인 딸꾹질, 무기력증 등으로 1일 응급실을 찾았을 때 40여분간 밀접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치료 뒤 귀가했지만 B씨는 본관 8층 81병동(호흡기 질환자 병동)에 입원했다. B씨의 동선을 CCTV로 확인해 접촉자들을 검사했더니 이 병동의 간호사·간호조무사, 82세 환자 C씨와 보호자 등 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내 감염의 출발점이 A씨인지 B씨인지, 아니면 제3자인지는 아직 안갯속이다. 1일 귀가했던 A씨의 가족, B씨와 함께 사는 딸이 모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서다. 다만 바이러스 수치는 B씨가 상당히 높게 나왔다고 한다.
말기 암환자가 항암치료를 받으면 후유증으로 바이러스 등과 싸우는 백혈구 수치가 바닥까지 떨어져 세균 등에 감염되기 쉽다.
이영상 분당제생병원장은 기자들에게 “CCTV로 의료진·환자 등의 동선을 조사 중인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 한 보호자 면회를 전면금지한 상태였고 81병동은 격리된 병동이라서 밀접접촉자가 많지는 않은 것 같다”며 “최대한 빨리 조사를 끝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분당제생병원은 570여 병상 규모로 호흡기 환자를 비호흡기 환자와 완전히 분리된 구역에서 외래진료하는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