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생활치료시설을 확대해 주말까지 ‘입원대기 환자 제로’를 만들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여전히 자가에서 대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생활치료시설을 확보해도 의료진 확보와 의료시설 설치 등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 신도 중에는 1인실 등을 요구하며 치료센터 입소를 거부하는 사례도 상당수 있어 보건당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8일 대구시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현재 대구의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전일 대비 294명 증가한 총 5,378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확진자 5,378명 중 2,044명은 병원(관내 1,315, 관외 729)에 입원했고 1,013명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
천안우정공무원교육원에 가장 많은 308명의 환자가 입소했고 이어 농협경주연수원 240명, 삼성인재개발원영덕연수원 210명, 중앙교육연수원 153명, 한티피정의집 68명, 대구은행연수원 34명 등의 순으로 입소했다.
그러나 확진자 증가 속도를 치료센터 확보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여전히 2,252명이 입원 또는 입소를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가대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가족 간 감염으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경우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8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천안·제천 심지어 전북 완주까지 생활치료센터를 확보했으나 의료진 확보와 방역조치 등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바로 환자를 보낼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주말까지 자가대기 환자를 입소시키기로 했던 계획이 조금씩 늦어지고 있다. 매일 신규 환자들이 계속 늘어나면서 입원 대기자가 줄지 않고 있다”며 “오늘부터 늘어나는 환자보다 병원이나 치료시설에 입소하는 환자가 더 많기 때문에 대기환자가 천명대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확진 환자 중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거부하는 사례도 많다.
시가 치료센터 입소 대상자 1,199명을 조사한 결과 ‘입소가 어렵다’는 환자가 44%인 534명으로 나타난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입원이냐, 입소냐, 자가치료냐, 그리고 1인실이냐, 2인실이냐 등을 결정하는 것은 보건당국의 권한이지 환자들의 선택사항이 아니다”며 당국의 결정에 따라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경북대학교가 681실 규모의 기숙사를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기로 해 치료센터 확보에 숨통을 트게 됐다. 경북대 기숙사는 대구시가 지금까지 확보한 생활치료센터 가운데 수용 규모가 가장 크다.
경북대는 8일 “거점국립대학으로서 국가와 지역민의 사랑을 받아 온 만큼 대구경북의 여러움도 함께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생활관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대가 센터로 제공하는 첨성관은 학부생과 대학원생, 외국인 등이 이용하는 기숙사로 지하 1층·지상 9층 규모이며 평소 학기 중에는 2인 1실로 운영돼 1.200명 정도가 사용한다.
한편 생활치료센터에서 안정적인 치료를 받고 퇴소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중앙교육연수원 입소자 134명 가운데 24명이 1·2차 검체조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농협경주교육원에서도 입소자 중 1차 검체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13명에 대해 2차 검사를 실시한 결과 12명이 음성 판정을 받다. 이들 36명은 8일 치료센터에서 퇴소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