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전문]송영길 “정의당 책임 가장 커..‘심상정 부실상정’ 사과 없어”

“오로지 의석수 늘리기에만 혈안

준연동형제 정신은 뼈만 앙상해“

송영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인영 원내대표와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송영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인영 원내대표와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의 ‘비례연합정당’ 창당과 관련해 “오늘의 난국을 초래한 데는 민주당 책임도 크지만 정의당 책임이 가장 크다”며 “보수반동을 불러온 ‘심상정의 부실상정’에 대한 어떠한 반성이나 사과도 없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10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정의당은) 오로지 자신들 당의 의석수 늘리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정의당에 책임을 돌렸다,


송 의원은 “이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정신은 뼈만 앙상하게 남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례만 노리는 정당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도 없이 엉성하게 연동형 비례정당을 추진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당원과 국민들께 사과를 드려야한다. 그러면 지지층과 상당수의 무당층은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이 지역구 후보를 내 수도권 선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얻는 표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송 의원은 “얻는 표와 잃는 표 양쪽을 다 보아야한다”며 “잃는 표는 정의당 후보에게 가는 1~2천표일 것이다. 얻는 표들은 정의당에 실망한 진보성향 표와 호남 표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표들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우리 당에 오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전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비례연합당 참여로 문재인 정부를 지킵시다]

- 부실상정, 심상정!

민주당은 수구보수세력이 국회 다수파를 이루는 것을 막고, 촛불혁명이 명령한 개혁의 완수를 위한 민주개혁세력의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 지를 전 당원투표에 부치기로 했습니다.

그럼에도 비례연합당 참여를 반대하는 두 목소리가 있습니다.

첫째, 승패와 무관하게 원칙과 정도를 지키자는 것입니다. 병자호란 때, 아무런 대책도 없이 ‘오랑캐에 어찌 항복할 수 있는가?’라고 했던 김상헌 류의 주전론 발언을 떠올리게 합니다. 역사에 대한 책임감도 없고, 현실감도 없는 고루한 원칙주의자의 모습을 봅니다.

둘째, 비례연합당에 참여하면 명분도 잃지만 지역구 선거에도 진다는 논리입니다. 먼저 중도층이 이탈할 거라고 합니다. 그러나 선거에서 순수한 중도는 없습니다. 최종적으로 선거에 불참하거나 또는 그나마 자기가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 정당에 투표합니다. 스윙보터도 깊이 들어가 보면 표를 그렇게 찍는 이유가 있습니다. 또한 비례연합당은 중도층이 관심을 가질만한 핵심이슈가 아닙니다. 코로나19, 남북관계, 민생문제 등등... 중도층의 표심을 결정하는 이슈는 너무 많습니다. 오히려 비례통합당은 일단 만들어지면 논쟁거리에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비례정당은 미래통합당이나 민주당 모두 다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어 비례연합당 참여를 거부한 정의당이 상당한 지역에서 지역구 후보를 냄으로써 수도권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거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 주장은 사실 판단하기 어렵습니다만 얻는 표와 잃는 표 양쪽을 다 보아야합니다. 잃는 표는 정의당 후보에게 가는 1-2천표일 것입니다. 얻는 표들은 정의당에 실망한 진보성향 표와 호남 표일 것입니다. 이 표들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우리 당에 오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올 겁니다. 저는 그래서 얻는 표가 더 많을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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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준연동형제의 정신은 뼈만 앙상하게 남았습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원칙과 정도는 세상의 웃음꺼리가 될 뿐입니다. 비례만 노리는 정당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도 없이 엉성하게 연동형 비례정당을 추진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당원과 국민들께 사과를 드려야합니다. 그것이 책임 있는 자세입니다. 그러면 지지층과 상당수의 무당층은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않을 것입니다. 국정농단세력의 1당이 되거나 과반확보를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난국을 초래한 데는 민주당 책임도 크지만, 정의당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정의당은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민심대로 선거법 개정’이라는 주장으로 이를 관철시켰지만, 오히려 상황은 국정농단세력의 역전극으로 전락할 위험에 빠져버렸습니다. 100% 독일식 연동제를 했어도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출현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보수반동을 불러온 제도를 불러온 ‘심상정의 부실상정’에 대해 어떠한 반성이나 사과도 없습니다. 오로지 자신들 당의 의석수 늘리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촛불혁명은 미사여구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만약 민주당이 비례연합당에 참여하지 않은 채, 수구-보수세력이 국회 다수파를 차지한다면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 전개될 것입니다. 두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1+4와는 정반대의 여야구도가 형성될 것입니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9석을 차지했을 때, 미래통합당에게 국회의원 1석을 넘겨받으면 원내교섭단체가 됩니다. 여기에 일정한 의석을 확보할 안철수의 국민의 당까지 반민주당 성향을 갖는 3개의 정당이 존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국회 기능은 사실상 마비될 것이며, 문재인 정부의 하반기 원만한 국정운영은 거의 불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공수처가 구성이 왜곡되거나 무력화될 것입니다.

공수처장 추천위원회는 1.법무부장관 2.법원행정처장 3.대한변호사협회장 4.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되었던 정당의 교섭단체가 추천한 2명 5.제4호의 교섭단체 외의 교섭단체가 추천한 2명으로 구성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원내 1당이 무너지면 문재인 정부 개혁 1호인 공수처의 기능이 왜곡되거나 무력화될 것입니다.

촛불혁명은 한국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이었습니다. 총선 승리는 문재인 정부 성공의 지렛대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통해 우리는 촛불혁명 완수에 한 걸음 더 다다가야 합니다.

민주당이 비례연합당에 참여하는 것은 결코 삿된 길(邪道)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비례연합당 참여로 총선을 승리하고 문재인 정부를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역사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입니다. 김대중ㆍ노무현 대통령께서도 그 길을 가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지금이야말로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의식의 절대적인 조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끝>

김인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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